빅리그 커리어 처음으로 지명타자로 나선 이정후,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이 이에 관해 설명했다. 이유는 꽤 간단했다.
멜빈은 12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겟필드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 원정경기를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이날 그는 주전 중견수 이정후를 지명타자, 루이스 마토스를 중견수로 기용했다. 이정후에게는 빅리그 커리어 첫 지명타자 출전이었는데 그는 “그저 이정후에게 반차를 주고싶었고, 마토스를 뛰게 해주고 싶었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정후는 그러나 이 ‘반차’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다. 8회초 동점을 만든 이후 기회가 계속해서 이어진 상황에서 연달아 대타를 기용했고, 이후 8회말 수비에서 중견수로 들어갔다. 지명타자가 수비에 들어가면서 투수가 타선에 들어왔다.
멜빈은 “그 시점에서는 (투수가 라인업에 들어오는 것을) 걱정하지 않았다. 우리는 이정후가 (수비에) 들어오기를 원했다. 결국 (연장 10회 투수 타석에 대타로 들어온) 비야가 타점을 올렸다”며 고민하지 않고 내린 결정임을 강조했다.
연달아 대타를 투입했지만, 앞서가는 점수를 내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그런 투수를 상대하는 것은 꽤 힘든 일이지만, 결국 우리가 끝내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3루에 주자를 내보내고도 앞서가는 점수를 내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그는 “3루에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삼진이 나오는 것은 치명적이다. 10회 비야가 타구를 만들어내니 좋은 일이 일어난 것을 볼 수 있다”며 재차 아쉬움을 달랬다.
결국 샌프란시스코는 연장 승부 끝에 6-7로 졌다. 멜빈은 “이번 시리즈 들어 처음으로 리드를 잡았고 우리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정말로 예감이 좋았다. 필승조 불펜도 충분히 쉰 상황이었다. 그러나 통하지 않았다. 좋은 타석도 있었고, 나쁜 타석도 있었다. 모든 것이 다 있었던 경기”라며 이날 경기를 총평했다.
6회 아웃을 한 개도 잡지 못하며 역전을 허용한 에릭 밀러에 대해서는 “평소같이 제구가 안됐다. 이번 시즌 정말 좋은 활약 보여주고 있었지만 오늘은 볼넷에 피안타 3개를 허용했다. 접근 방식은 괜찮았지만, 커맨드는 최고가 아니었다”고 평했다.
끝내기 실점을 허용한 라이언 워커에 관해서는 “평소처럼 제구가 안됐을 수도 있다. 그러나 2루에 주자를 두고 있는 상황은 누구에게나 어렵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공수에서 맹활약한 엘리엇 라모스의 존재는 그나마 위안이 됐다. “경쟁심이 넘치는 선수다. 해왔던 것을 해오고 있다. 이번 시리즈는 그중에서도 가장 잘해주고 있다. 놀랍지는 않다”며 칭찬했다.
라모스는 “상대는 최근 좋은 경기를 해오고 있었기에 상대를 인정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 주자가 득점권에 있을 때 안타도 때렸고 타석에서 해야 할 내용을 소화했다”며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샌프란시스코는 시카고 컵스와 원정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마쳤지만, 미네소타와 3연전은 스윕당하며 2승 4패로 원정을 마쳤다.
멜빈은 “시카고에서는 좋은 시리즈를 치렀고 여기서는 나쁜 시리즈를 가졌다. 오늘 경기를 이겼다면 좋았을 것이다. 득점을 내지 못하다가 오늘은 득점을 내줬다. 야구는 가끔 이렇게 잔인한 게임이 된다. 우리에게는 힘든 시리즈였다. 집으로 돌아가서 다시 고개를 들고 이전처럼 홈에서 좋은 경기를 해야한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한편, 9회초 타석에서 크리스티안 코스의 체크스윙 판정과 관련해 항의하다 퇴장당한 그는 “스윙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심판이 꽤 빠르게 퇴장 명령을 내렸다”며 당시 상황도 설명했다.
[미니애폴리스(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