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자에게 강한 롯데 ‘최종병기’ 홍민기…아무나 손 못 댄 156㎞로 다시 쥔 선발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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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홍민기가 8일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두산과 홈경기에 선발등판한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홍민기가 8일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두산과 홈경기에 선발등판한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KBO리그의 강타자들을 차례로 제압한 롯데 자이언츠의 좌완 파이어볼러 홍민기(24)가 다시 한 번 선발로 나선다.

롯데는 8일 사직구장에서 펼쳐질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에 홍민기를 선발로 내세운다.

왼 팔뚝(전완부) 피로로 3일 말소된 외국인투수 알렉 감보아가 등판을 한 차례 건너뛰고 전반기를 마무리하면서 홍민기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최근 불펜에서 뛰던 홍민기는 올 시즌 처음 선발로 나선 지난달 18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 이후 약 3주 만에 선발등판을 준비한다.

당초 김태형 롯데 감독은 홍민기를 선발로 내세울 기회를 엿봤다.

시즌 첫 선발등판 날의 투구 내용이 몹시도 강렬했기 때문이다.

홍민기는 선발등판 소식을 하루 전에 듣고도 4이닝 4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 역투로 팀의 6-3 승리에 힘을 보탰다.

당시 그가 평균 시속 150㎞, 최고 155㎞의 직구로 보더라인(borderline·경계)을 정확하고 과감하게 공략해 오자, 문현빈과 채은성을 비롯한 한화의 주축 타자들은 공을 맞히기조차 어려워했다.

채은성은 2회초 1사 후 스트라이크존 몸쪽 직구를 노리다 배트가 두 동강 나며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기도 했다.

롯데 홍민기가 지난달 1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4이닝 1실점 역투를 펼친 뒤 동료 야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홍민기가 지난달 1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4이닝 1실점 역투를 펼친 뒤 동료 야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홍민기의 투구를 흡족해한 김 감독은 “(선발로) 한 번 더 나가야 하지 않겠느냐”며 추가 등판을 시사했다.

하지만 부진 탓에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던 박세웅이 지난달 21일 복귀하며 선발진에서도 홍민기를 위한 공간이 다시 사라졌다.

이후 정현수와 좌완 불펜을 구축하며 자신의 때를 기다린 홍민기는 선발이 아닌 곳에서도 존재감을 뿜어냈다.

지난달 22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박세웅이 3이닝 6실점한 뒤 교체되자, 3-6으로 뒤진 4회초 구원등판해 삼성의 클린업 트리오 구자욱(삼진)~르윈 디아즈(삼진)~박병호(직선타)를 차례로 돌려세우며 또 한 번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 구자욱과 홈런 부문 1위의 디아즈를 제압하며 자신감을 키운 홍민기는 3이닝 1피안타 무4사구 6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팀의 9-6 역전승에 큰 힘을 보탰다.

롯데 홍민기가 지난달 2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T와 홈경기 6회초 1사 1·2루서 안현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홍민기가 지난달 2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T와 홈경기 6회초 1사 1·2루서 안현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리그 곳곳의 강타자들과 정면승부를 이어갔다.

더군다나 그는 불펜에서도 직구의 최고 구속이 시속 156㎞까지 나올 정도로 매서운 구위를 뽐냈다.

그는 지난달 28일 사직 KT 위즈전에서 0-4로 뒤진 6회초 1사 1·2루서 8구 승부 끝에 안현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파울만 다섯 차례 나올 정도로 끈질긴 승부였지만, 시속 150㎞의 하이패스트볼로 배트를 이끌어낸 홍민기의 승리였다.

홍민기는 1일 사직 LG 트윈스전에서도 리그 최고의 클린업 트리오로 평가되는 오스틴 딘~문보경~박동원에게도 힘의 우위를 보였다.

1-3으로 뒤진 8회초에는 문보경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운 뒤, 후속 박동원을 시속 150㎞의 하이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선 5-2로 앞선 8회말 1사 후 구원등판해 리그 최정상급 클러치 히터 최형우와 최근 물오른 타격감의 고종욱을 직구 3개로 잇달아 땅볼 처리했다.

김 감독은 마치 롯데의 최종병기처럼 중요한 순간 나타나 리그 최고의 강타자들을 무력화한 홍민기에게 다시 한 번 선발등판할 기회를 줬다.

롯데 홍민기가 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원정경기 8회말 1사 후 구원등판해 최형우, 고종욱을 차례로 땅볼 처리한 뒤 덕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홍민기가 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원정경기 8회말 1사 후 구원등판해 최형우, 고종욱을 차례로 땅볼 처리한 뒤 덕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홍민기로선 이번에도 이겨내야 할 게 적지 않다.

그가 총 15구를 던진 4일 광주 KIA전과 8일 경기 사이에는 3일의 준비일이 주어졌지만, 그 사이에는 또 6경기에서 3구를 던진 바 있다.

투구수가 많지 않았어도 다른 선발들처럼 온전히 준비할 수 없었기 때문에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시즌 첫 선발등판 날에는 개인 한 경기 최다 61구로 4이닝을 책임졌다.

홍민기로선 지난 선발등판 때보다 발전 가능성만 더 보여준다면 충분히 성공적인 등판이 될 수 있지만, 팀의 순위 경쟁이 그의 투구에 어떤 동기로 작용할지 여부도 중요하다.

또, 8일 상대할 두산은 그가 2020년 데뷔한 이래 처음 만나는 팀이다.

두산 타자들은 지난 한 주간 6경기 팀 타율 0.244, OPS(출루율+장타율) 0.669를 기록했다.

“다음 선발등판 때에는 좀 더 오래 던질 수 있게 노력하겠다”던 홍민기의 시즌 2번째 선발등판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궁금하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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