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로 천차만별 아파트 난방비
노후화된 대형평수 아파트일수록 높아
겨울철 아파트 관리비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난방비가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 난방비만 최대 99만9997원 부과된 가구도 있다. 이는 아파트의 난방 방식, 시설 노후도, 세대별 면적에 따른 차이인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 강남구 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84㎡ 기준 지난 11~12월 난방비가 평균 7만1064원 나왔다. 같은 면적의 서울시 관악구 아파트는 지난 11~12월 평균 난방비로 4368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아파트의 평균 난방비가 관악 아파트의 16배에 이르는 셈이다.
서울시 모든 자치구 중 난방비 비중이 가장 높은 강남구는 1㎡당 평균 846원의 난방비를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 내에서도 압구정동 아파트는 1㎡당 평균 1743원(전체 관리비의 37.6%)을, 대치동 아파트는 1㎡당 평균 1066원(전체 관리비의 25.3%)을 관리비로 납부했다.
강남구 다음으로 난방비를 많이 지출하는 자치구는 송파구 아파트였다. 1㎡당 평균 615원을 난방비로 납부했다. 서초구(1㎡당 524원), 용산구(1㎡당 505원), 양천구(1㎡당 426원) 등도 전용 84㎡ 기준 3만5000원 이상의 난방비를 납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난방비를 가장 적게 납부한 중구는 1㎡당 평균 난방비가 13원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난방비 차이가 세대별 면적 및 난방방식에서 비롯된 차이라고 분석했다. 소득수준이 높은 강남3구 아파트의 경우 중대형 평수의 아파트가 많은데, 이들 아파트는 같은 설정온도에 도달하려고 해도 면적이 더 넓기 때문에 더 많은 열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재건축을 앞둔 노후단지들 중에 중앙난방 방식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 또한 원인이다. 중앙난방은 아파트 단지가 자체 보일러로 열을 생산해 모든 세대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후화된 대단지 아파트는 기계실도 4~5군데 정도 된다”며 “안 그래도 배관 노후화로 열손실이 높은데 이들 기계실의 관리 비용까지 더해지니 높은 비용이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국 시·도별 기준으로 보면 세종시의 아파트 난방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 기준으로 보면 전국 평균 아파트 난방비가 1㎡당 510원인 가운데, 세종은 1㎡당 1055원의 난방비가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시는 대부분 아파트가 지역난방을 택하고 있는데, 최근 지역난방공사가 LNG 가격 급등으로 열요금을 인상하며 난방비 부담이 급증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