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도 아닌데…집주인들 "25억 이하로는 안팔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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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과천 시내 아파트 단지. 사진=뉴스1

경기 과천 시내 아파트 단지. 사진=뉴스1

'준강남' 경기도 과천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재건축 호재로 수요가 몰렸고 비규제지역으로 반사이익까지 누리면서 강남권을 넘어선 상승세를 보인다.

23일 한국부동산원 5월 셋째 주(19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과천 아파트 매매가격은 0.23% 상승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 아파트값이 0.01%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과천시 아파트값은 지난해 6월 첫 주 0.17% 상승을 시작으로 50주 연속 올랐다.

올해 누적 상승률만 따져도 과천은 5.53% 뛰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 송파구(5.21%), 강남구(5.21%), 서초구(4.39%) 등 강남 3구도 웃도는 수준이다. 집값 상승이 장기화하며 신고가 거래도 속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과천시 중앙동 '과천푸르지오써밋' 전용면적 84㎡는 지난 5일 24억5000만원(12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두 달 전인 지난 3월 23억5000만원(24층)에서 1억원 뛴 액수다. 신고가를 경신하며 호가도 25억원 이상으로 동반 상승했다.

재건축을 앞둔 단지 가격도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이주를 앞둔 별양동 '과천주공5단지'는 전용 103㎡가 이전 최고가 25억원에서 한 달여 만에 1억4000만원 올라 26억4000만원에 신고가를 찍었다. 중앙동 '과천주공10단지' 전용 105㎡도 2월 27억원(1층), 3월 28억원(5층), 4월 29억원(3층) 등 매달 1억원씩 오르며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직방 자료를 봐도 지난 4월 경기 과천시 아파트 매매 거래 중 신고가 비중은 62.5%로 수도권에서 가장 높았다. 과천시 신고가 거래 비중은 지난해 12월 10.3%에서 올해 2월 37.5%, 3월 36.1%였다가 4월 2배 가까이 뛰었다.

과천 집값이 오르는 이유로는 만성적인 공급부족과 재건축 호재, 서울 강남권 규제로 인한 반사이익 등이 거론된다. 과천은 교통·교육 인프라가 탁월해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지만, 올해 예정된 과천 신규 분양은 8월 '디에이치아델스타'(주암장군마을 재개발)가 유일하다. 이 단지 880가구 가운데 일반분양 물량은 348가구뿐이다.

과천시의 3기 재건축이 한창 이뤄지고 있는 점도 집값 상승을 이끌었다. 과천시 부림동 '과천주공8·9단지' 2100여가구가 최근 이주를 시작했고, 과천주공5단지도 최근 관리처분인가를 마쳤다.

인근 서울 강남권과 달리 규제 무풍지대인 점도 집값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강남 3구는 모든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고 아파트 전체는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도 받고 있다. 과천시는 이러한 규제를 적용받지 않고 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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