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마포·성동구 등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둔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6.27 가계대출 규제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이 6억원 한도로 정해지는 등 초강력 규제책이 나온 전후로 서울 집값 상승세를 주도하던 지역들의 아파트 가격 오름세가 둔화한 것이다.
그러나 경기도 과천·성남시 분당구 등은 일주일 새 1% 안팎의 가격 상승세를 보이며 2018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노원·도봉·금천구 등 서울 외곽도 상승폭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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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부동산원 |
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다섯째 주(5월 24일~6월 30일)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일주일 새 0.40% 상승했다. 7주 연속 상승폭이 커졌으나 8주 만에 상승폭이 둔화한 것이다.
정부가 6월 27일, 수도권 지역에 주택을 매수할 때 주택담보대출을 소득, 자산과 무관하게 6억원까지만 제한하고 실거주를 의무화하는 등 초강력 대출 규제를 28일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힌 여파로 해석된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재건축 추진 단지 및 주요 단지 등을 중심으로 매매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선호지역 내 매수 문의가 감소하면서 서울 전체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강남구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0.73%, 서초구와 송파구는 각각 0.65%, 0.75%로 전주(0.84%, 0.77%, 0.88%) 대비 둔화했다. 용산구도 전주 0.74% 올랐으나 이번 주 0.58% 상승에 그쳤다. 마포구는 0.85%, 성동구는 0.89% 올라 전주 각각 0.98%, 0.99%로 역대 최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에서 소폭 둔화했다.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서울 핵심지의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둔화했지만 기존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크지 않았던 자치구에선 상승폭이 외려 더 커지기도 했다. 수도권 대출이 6억원까지 막히면서 풍선효과가 기대될 것이라고 관심을 모으는 지역들이다. 종로구, 동대문구, 도봉구, 노원구는 전주 각각 0.21%, 0.07%, 0.06%, 0.12%에서 이번 주 0.24%, 0.18%, 0.08%, 0.17%로 상승폭을 키웠다. 서대문구도 0.16%에서 0.22%로, 금천구는 0.06%에서 0.08%로 소폭 오름폭이 커졌다.
아파트 가격이 오르긴 했지만 한강벨트 등의 지역보다 관심을 덜 받았던 양천구와 영등포구는 전주 각각 0.47%, 0.48%에서 이번 주 0.60%, 0.66%로 상승폭을 키웠다.
경기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0.05%에서 0.09%로 외려 상승폭을 키웠다. 과천 아파트 가격이 0.98%, 성남시가 0.84%, 성남시 분당구는 0.84% 오르면서 일주일 새 가격 상승률이 1%에 육박했다. 과천은 2018년 2월 첫째 주(1.04%), 분당구는 2018년 1월 마지막 주(1.29%) 이후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0.17% 올라 5주 연속 상승폭이 커졌다. 인천 아파트 가격이 0.02% 하락해 하락세로 전환됐음에도 경기도 아파트 가격 상승폭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파트 가격 조사가 대출 규제 전후로 이뤄진 만큼 대출 규제가 아파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방 아파트 가격은 0.02% 하락해 전주(-0.03%)보다는 하락폭이 둔화했다. 5대 광역시 아파트 가격이 0.05% 하락에서 0.04% 하락으로 하락폭이 축소됐다. 대통령실 이전 등의 이슈가 있었던 세종은 0.02% 올라 전주(0.04%) 대비 상승폭이 둔화했다.
한편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 가격은 0.02% 올라 가격 상승세가 전주와 같았다. 서울은 0.07% 올라 전주(0.09%) 대비 상승폭이 둔화했다. 서울 25개 자치구의 아파트 전세 가격 상승률이 전반적으로 둔화했다.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강동구로 0.32% 상승, 전주(0.36%) 대비 상승폭이 줄었다.
수도권은 0.04%에서 0.05%로 상승폭이 커졌다. 과천은 아파트 전세 가격 상승세가 0.48%로 2주 연속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지방은 0.01% 하락해 전주와 하락폭이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