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루비오 장관에 “처신 잘하라”
훈계성 용어 사용에 외교파장
루비오 “대만서 中 강압적 행동 우려”
미국과 중국의 외교 수장인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통화했다.
중국 외교부는 왕이 부장이 루비오 장관에게 “스스로 잘 처신하고 중국과 미국 양국 인민의 미래와 세계 평화 및 안정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스스로 잘 처신하라’(好自爲之·호자위지)라는 문구가 논란을 일으켰다. 중국에서는 교사나 상사가 학생이나 부하직원에게 훈계하는 투의 성어(成語)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AP 통신은 노련한 왕이 부장이 루비오 신임 장관에게 ‘은근한 경고’를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과거 루비오 장관이 미 상원의원이었을 당시 중국의 인권 상황을 비판한 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루비오 장관은 신장웨이우얼(위구르) 자치구 소수민족 인권 문제 등을 비판하다 2020년 중국 제재 대상에 올랐다.
왕이 부장은 통화에서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원칙과 입장을 설명하며 “대만은 중국 고유의 영토이며 우리는 대만이 중국으로부터 분리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양국은) ‘상호존중, 평화 공존, 상생 협력’의 원칙에 따라 소통을 유지하고 갈등을 통제해야 한다”라며 “협력을 확대하고, 미·중 관계의 안정적이고 건전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촉진하며, 새로운 시대에 미·중이 공존하는 올바른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누구를 추월하거나 대체할 의도는 없다”면서도 “우리의 정당한 발전 권리를 수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루비오 장관은 대만과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강압적 행동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고, 역내 동맹국과의 협약을 강조했다고 미 국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그는 “대만 문제가 대만 해협 양측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또 “미·중 모두 위대한 국가이며, 미·중 관계는 21세기에 가장 중요한 양자 관계이며 세계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과 진솔하게 소통하고 이견을 해소하며, 성숙하고 신중한 방식으로 양국 관계를 관리할 것”이라며 “미국은 미국의 이익을 증진하고 미국 국민을 최우선에 놓는 미·중 관계를 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