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메신저 채팅방에서 군사작전 계획을 노출시킨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에 대해 자질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민감한 군사기밀을 논의하는 고위 군사회담에 아내를 최소 2차례 동석시킨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단독기사에서 헤그세스 장관이 지난달 브뤼셀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본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방위연락그룹’(UDCG) 회의와 이달 6일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존 힐리 영국 국방부 장관과 한 양자회담에 각각 아내 제니퍼를 동석시켰다고 보도했다.
힐리 장관과의 미-영 국방장관 회담에는 영국군 최선임자인 토니 래더킨 국방참모총장 등이 동석했으며, 양국간 군사협력 방안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정보공유를 중단한 배경 등이 비공개로 논의됐다. 회담에 앞선 모두발언 때는 기자들이 있었으나, 이후 기자들은 모두 퇴장했다. 하지만 국방 장관의 아내 제니퍼는 회담장에 남았다.
당시 회담 날짜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보공유 중단 조치를 취한지 바로 다음날이어서 미-영 동맹관계에 상당히 민감한 시점이었다.
비공개로 논의하는 고위급 회의에는 높은 등급의 보안 허가를 받은 긴요한 인물이 아니면 원칙적으로 동석이 승인될 수 없다.
그런데도 제니퍼는 있던 것이다. 다만 그가 어떤 등급의 보안허가를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질문에 국방부 공보담당자는 답변을 거부했고 본인은 답하지 않았다고 WSJ는 전했다.
민주당 소속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대통령 정보자문위원장과 국방장관을 지낸 공화당 소속 척 헤이글 전 연방상원의원은 “장관들이나 나토 고위인사들과 회담을 하면 거의 항상 민감한 안보 관련 대화가 포함되기 마련”이라며 “만약 1급 기밀인 국가안보 사안을 논의하려고 한다면 (동석자를 참여시킬 때) 매우 선별적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폭스뉴스 프로듀서 출신인 제니퍼 헤그세스는 이혼 이력 2차례가 있는 헤그세스 장관의 3번째 아내다.
기혼자였던 두 사람은 각자 배우자와 이혼한 후 2019년에 결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