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어려운 골프 시험장 맞네’…세계 1·2위 셰플러·매킬로이 나란히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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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3번째 메이저 제125회 US오픈 1라운드
대회 개최한 오크몬트CC 극악 난이도로 악명
셰플러 3오버파 공동 49위…매킬로이 4타 잃고 62위
질긴 러프에 발목…까다로운 그린에도 당황

  • 등록 2025-06-13 오후 12:14:14

    수정 2025-06-13 오후 12:14:14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관하는 남여 골프 메이저 대회 US오픈과 US 여자오픈은 선수들의 인내심을 테스트하듯 모든 골프 대회 중 가장 어렵게 코스를 세팅한다. 특히 이번 제125회 US오픈이 열린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은 그중에서도 악명이 높다. 2016년 US오픈이 이곳에서 열렸을 때 단 4명만 파 이하 성적을 적어냈고, 2007년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가 우승했을 때 우승 스코어는 5오버파였다.

스코티 셰플러(사진=AFPBBNews)

13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의 오크몬트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제125회 US오픈을 앞두고 연습 라운드를 돌아본 선수들은 “우리가 플레이한 골프장 중 가장 어려운 코스”라고 입을 모았다. 디펜딩 챔피언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3오버파 73타를 치고 공동 49위로 1라운드를 출발한 뒤 “잔인한 테스트”라고 표현했다.

이날 열린 1라운드에선 신발 윗부분까지 덮는 길고 두꺼운 러프에 대회 주간 4.4m의 매우 빠른 스피드로 진행되는 그린, 까다로운 벙커가 선수들을 괴롭혔다. 전장 또한 7320야드로 매우 긴 편이다.

이에 부응하듯 1라운드에서 언더파를 적어낸 선수는 10명에 불과했고 16명의 선수가 80타 이상을 기록했다. 1라운드 평균 타수는 74.633타로 이는 2018년US오픈 1라운드 평균 타수(76.47타)를 넘어 가장 높은 수치다.

특히 세계 랭킹 1, 2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US오픈의 험난한 시험에 들었다. 이들은 앞서 열린 2개 메이저 대회 우승자들이다. 매킬로이는 시즌 첫 메이저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제패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고, 셰플러는 시즌 2번째 메이저 대회 제107회 PGA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다.

특히 셰플러는 최근 출전한 4개 대회에서 3차례 우승한 만큼 이번 대회의 압도적인 우승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버디 3개를 잡았지만 보기를 6개나 쏟아내는 이례적인 스코어를 적어내며 3오버파 73타 공동 49위에 머물렀다. 선두 J.J. 스폰(미국)과 7타 차다.

셰플러는 13번홀(파3)에서 1.8m 파 퍼트가 그대로 홀을 비켜가자 당황한 듯 입에 손을 대며 “방금 무슨 일이야?”라고 캐디에게 물었다.

비교적 쉬운 14번홀(파4)에서 76m를 남기고 친 웨지 샷이 핀을 12m나 지나가자 이번엔 화가 난 듯 보였다. 17번홀(파4)에서 시도한 3.5m 버디 퍼트가 홀을 훑고 나올 땐 짜증이 난 듯했다.

스코티 셰플러(사진=AFPBBNews)

셰플러는 1라운드를 마친 뒤 “어리석은 실수를 저질렀다. 경기가 더 날카로워져야 한다. 몇 가지를 더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이렇게 어려운 유형의 플레이를 할 때는 스코어를 내는 방법이 있다. 실수한 부분과 퍼트 몇 개를 정리하면 2라운드는 더 나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셰플러는 중위권에 있어도 결코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선수다. 그는 PGA 투어 통산 16승을 거두는 동안 수차례 1라운드에서는 크게 존재감을 나타내지 않았다. 그러다가 2라운드부터 본격적으로 발동을 건다,

세계 2위 매킬로이는 12번홀(파5)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무려 392야드나 날리며 장타력을 과시했고 전반 9개 홀에서 버디만 2개를 잡으며 순항하는 듯했다. 그러나 후반 9개 홀에서 무려 6타를 잃어 4오버파 74타 공동 62위로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깊고 질긴 러프가 발목을 잡았다. 후반 4번홀(파4) 러프에서 3번째 샷이 한 번에 잔디를 탈출하지 못해 보기를 적어냈고, 8번홀(파3)에선 그린 주변 러프에서 공을 한 번에 그린에 올리지 못해 더블보기를 범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뒤 매킬로이는 좀처럼 동기부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메이저 PGA 챔피언십에서는 드라이버가 정기 테스트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이 유출되면서 심기가 불편해졌다. 이후 이번 대회 직전에 나선 RBC 캐나다 오픈에서 컷 탈락했고, 이날 US오픈 1라운드 성적도 썩 좋지 않다.

매킬로이는 PGA 챔피언십 나흘 내내 언론 인터뷰를 거절한 데 이어 이날 1라운드를 마치고도 침묵 속에 대회장을 떠났다.

로리 매킬로이(사진=AFPB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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