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통화주권 위협하는 트럼프 '스테이블 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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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 코인을 둘러싼 관심과 논쟁이 뜨겁다. 올해 1분기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의 스테이블 코인 거래액은 60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7배 급증했다. 대선판에서도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해외 분위기도 비슷하다. 1위 스테이블 코인 테더의 하루 거래량이 코인시장 황제 비트코인의 두 배 이상인 날이 많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달러 스테이블 코인 활성화 및 국제결제 수단화’를 추진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비트코인 전략 자산화’와 함께 달러 코인으로 위협받는 달러 패권을 지켜낸다는 게 트럼프의 구상이다. 금을 비트코인, 달러를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으로 대체하려는 혁명적 시도다. 관세 폭주와 비슷한 맥락의 트럼프식 해법이다.

지금은 인공지능(AI) 혁명기인 동시에 통화 혁명기다. 스테이블 코인이 그 중심에 있다. 스테이블 코인이 혁신적인 이유는 ‘화폐’여서다. 안전한 준비자산을 기초로 ‘1코인=1달러’가 보장된다. 초강대국 미국의 그랜드 플랜은 세계에 메가톤급 후폭풍을 부를 수밖에 없다. 한국은 원화 주권 약화라는 체제적 위험에 직면했다. 달러 스테이블 코인은 서학개미 급증과 함께 이미 환율·통화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역의 10%가 달러 스테이블 코인으로 이뤄진다는 믿기 힘든 설까지 난무한다.

달러 코인의 공습은 거세지만 대응은 너무 더디다. 마땅히 규율할 법령, 적용할 규정이 모호한 규제 공백 상태다. 정치권이 970만 가상자산 투자자를 의식해 원화 코인 입법에 발 벗고 나서는 등 ‘코인 포퓰리즘’도 뚜렷하다.

백광엽 수석논설위원 kecor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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