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전 돌입한 與野, 헌재 압박
野 “정의 미루면 불의 동조하는 것”… 이재명 “많은 분들 尹귀환에 공포감”
與, 탄핵심판 과정 절차적 문제 부각… 지도부 “릴레이시위, 의사표시 수단”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여야가 헌법재판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며 총력전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12일부터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나올 때까지 매일 소속 의원 전원과 보좌진 등 400여 명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종로구에 위치한 헌재까지 도보로 행진하기로 했다.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헌재 앞에서 릴레이 시위를 벌이고 있는 국민의힘에선 이날 나경원 의원을 비롯한 82명의 의원이 헌재에 윤 대통령 탄핵심판 각하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野 “헌재 더 이상 선고 미루면 안 돼”
당내 일각에선 과도한 무력시위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 관계자는 “헌재까지 매일 수백 명이 도보 행진을 하고, 빨리 선고하라고 촉구하는 게 사실상 압박처럼 보이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에 대해 황정아 대변인은 “헌재를 압박한다기보다는 (윤 대통령) 즉시 파면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자는 차원”이라며 “혼란 상황을 그대로 두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광화문 천막 농성장을 찾아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박용진 전 의원 등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과 시국간담회를 열었다. 이 대표는 12·3 비상계엄을 “한국판 킬링필드”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의 수첩을 보면 5000명을 연평도 가는 바다 위에서 배를 폭파해 죽이고, 다른 방법은 뭘까 고민하는 장면이 나온다”며 “지금 많은 분들이 불안해하고 심지어 (윤 대통령이) 다시 귀환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공포감도 느낀다”고 했다.
● 與 의원 절반 이상 탄핵 각하 릴레이 시위
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탄핵소추단 측이 내란죄를 윤 대통령 탄핵 사유에서 철회한 것에 대해 “내란죄는 탄핵소추안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주요한 논거로 제시된 만큼 이를 삭제한 소추안은 중대한 사정 변경”이라며 탄핵 각하를 주장했다.
친윤(친윤석열) 의원들은 전날에 이어 헌재 앞에서 탄핵 각하를 요구하는 24시간 릴레이 시위를 이어갔다. 이날 오후까지 60명 이상의 의원들이 시위 동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는 릴레이 시위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의원들의 자발적 시위에 대해선 우리가 방해하지 않고 저지하지 않고 알아서 잘하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민주당같이 매일 의총 열고 농성에 행진, 단식, 삭발까지 그런 것이 진짜 헌재를 압박하기 위한 행위”라며 “5명씩 릴레이 시위는 정치적 의사 표시를 위한 수단으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