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허문 신분의 벽 … 日 근대는 취미모임서 싹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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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책 詩가 허문 신분의 벽 … 日 근대는 취미모임서 싹텄다 일본의 탄생 이케가미 에이코 지음, 김영근 외 옮김 글항아리 펴냄, 4만3000원 시인이자 평론가 오오카 마코토는 일본이 세계 공업국 가운데 '시인 밀도'가 가장 높은 나라라고 진단했다. 하이쿠나 와카 같은 전통 시를 짓는 사람까지 시인으로 친 추정이지만 과장만은 아니다. 1910년 시작된 아사히신문의 시 투고란 '아사히 가단'은 지금도 매주 독자들이 보낸 시로 채워진다. 2008년 말엔 주소 대신 '홈리스'라고 적은 투고자의 시가 9개월간 28편이나 실려 화제가 됐다. 이케가미 에이코 미국 뉴스쿨 교수의 신간 '일본의 탄생'은 이 같은 풍경의 뿌리를 좇는 동시에 그것이 오늘날 일본인의 정체성을 어떻게 빚어냈는지 밝힌다. 저자는 시를 짓고 차를 마시고 노래를 부르는 일을 '미(美)'의 영역으로 묶는다. 핵심어는 '시빌리티(시민성)'다. 고향이나 신분, 직업으로 얽힌 사이가 아닌 낯선 사람과도 예의를 갖춰 대등하게 어울리는 문화를 말한다. 서구에서 시민성은 국가 권력에 맞선 시민사회와 함께 자라며 민주주의의 토대이자 열매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의회 민주주의는커녕 엄격한 신분제 사회였던 에도 시대 일본에서 역설적이게도 시민성이 활짝 핀 것이다. 그 자양분이 된 건 시와 노래 같은 아름다움을 함께 누리고 취미를 나누려는 사람들의 모임이었다. 저자는 일본만의 근대도 바로 여기서 싹텄다고 바라본다. 고대 남녀가 어울려 부르던 노래와 헤이안 귀족들의 노래 겨루기에서 시작된 이 교제 문화는 중세엔 여럿이 구절을 이어 짓는 렌카로, 근세엔 하이쿠로 이어졌다. 이 흐름이 절정에 이른 게 에도 시대다. 전란이 끝나자 칼 찬 무사들은 할 일을 잃었고, 시장이 커지며 부를 쌓은 상인들이 문화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막부는 정치 결사를 철저히 막으면서도 취미 모임만큼은 허용했다. 사적인 놀이로 치부됐던 이 모임들은 상업 출판까지 가세하며 100~200년에 걸쳐 신분의 벽을 넘는 전국적인 교류망으로 자랐다 [구정근 기자] 핵심요약 쏙AI 요약은 OpenAI의 최신 기술을 활용해 핵심 내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려면 기사 본문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인이자 평론가인 오오카 마코토는 일본의 '시인 밀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라고 평가하며, 이는 전통 시를 포함한 다양한 시인들이 존재함을 반영한다. 이케가미 에이코의 신간 '일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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