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금리차 역대 최대… 5대銀 이자이익만 1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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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3월 1.38… 1.55%P差
전북銀 7.17%P差로 가장 높아
당국, 가계대출 엄격 관리 주문에
금리하락기 불구 이례적 격차 커져

일부 은행의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가 공시 이후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인하에 제동을 걸면서 은행들의 손쉬운 이자 장사만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공시된 ‘예대금리 차 비교’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에서 취급된 가계대출의 예대금리 차는 1.38∼1.55%포인트로 집계됐다. 농협은행의 예대금리 차가 1.55%포인트로 가장 컸고 신한(1.51%포인트), 국민(1.49%포인트), 하나(1.43%포인트), 우리은행(1.38%포인트) 순이었다. 이는 햇살론뱅크, 안전망 대출 등 서민금융 상품을 빼고 산출한 결과다.

전체 19개 은행 중에는 전북은행이 7.17%포인트로 가장 크게 벌어졌다. 한국씨티은행(2.71%포인트), 제주은행(2.65%포인트), 토스뱅크(2.46%포인트), 광주은행(2.34%포인트)도 예대금리 차가 2%포인트를 웃돌았다. 예대금리 차는 은행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지난해 8월 이후 확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 주요 은행들의 예대금리 차는 은행연합회 공시가 시작된 2022년 7월 이후 최대치를 경신 중이다. 신한·하나은행의 3월 예대금리 차는 공시 집계 이후 2년 9개월 새 가장 컸고, 국민은행은 2023년 1월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의 예대금리 차도 각각 2년 1개월, 1년 4개월 만에 최대 폭이다. 예대금리 차가 커지면 은행들의 이자 이익은 늘어난다. 올 1분기(1∼3월)에만 10조5268억 원의 이자 이익을 벌어갔다. 전년보다 169억 원(0.2%) 증가한 규모다.

금리 하락기에는 일반적으로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빨리 내려가 예대금리 차가 줄어든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 급증에 대한 우려로 대출금리가 크게 내려가지 못하면서 이례적으로 예대금리 차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7∼9월) 수도권 주택 거래가 크게 증가하며 주택담보대출이 늘자 금융 당국은 은행에 가계대출 억제를 주문했고, 은행권은 8월부터 앞다퉈 가산금리 인상 등 대출금리를 여러 차례 인상한 바 있다. 올 2월에도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으로 집값이 들썩이면서 대출금리 인하에 또 제동이 걸렸다.

예금금리는 지난달에도 줄줄이 인하됐다. SC제일은행은 23일 5개 예금 상품의 금리를 최대 0.15%포인트 낮췄고, 같은 날 카카오뱅크도 정기예금과 자유적금 금리를 0.10∼0.15%포인트 내렸다. IBK기업은행은 16일 26개 예·적금, 입출금식 상품의 금리를 0.10∼0.50%포인트 하향 조정했고, 우리은행과 토스뱅크는 15일 예·적금 금리를 각각 0.10∼0.25%포인트, 0.20%포인트 인하했다. 이달 4일 기준으로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공시된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의 최고 금리(1년 만기 기준)는 연 2.58∼3.10% 수준이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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