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군함 이어 시누크 헬기 엔진 정비 시범사업도 韓방산업체가 맡는다

8 hours ago 2

한미 국방부가 미국 육군이 운용하는 대형 기동헬기 CH-47(시누크)의 심장격인 엔진에 대한 유지·보수·정비(MRO) 시범사업을 국내 방산업체가 하는 것에 합의했다. 지난해 국내 방산업체가 미 해군 군함 2척에 대한 MRO 사업을 수주하고 올해 추가로 1척을 더 수주한 데 이어 항공기 엔진 MRO 시범사업 진행에도 합의한 것이다.

한미는 22일 서울에서 제57차 한미 군수협력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국방부는 “위원회에서 한미 공동의장은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미 해군) 함정 MRO에 이어, 한미가 공통으로 운용하는 장비인 CH-47 엔진을 한국 방산업체가 참여하는 MRO 시범사업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미국 보잉사가 제조하는 CH-47은 미 육군은 물론 우리 육군도 수송용 등의 용도로 운용하고 있다. 우리 공군도 CH-47을 탐색구조용으로 일부 개조한 HH-47D를 운용 중이다. 미국이 이 헬기의 핵심 부품인 엔진 MRO를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 맡긴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민국 국방부와 미합중국 국방부는 22일 서울에서 제57차 한미 군수협력위원회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제57차 한미 군수협력위원회 회의 진행 모습. 2025.7.22. 국방부

대한민국 국방부와 미합중국 국방부는 22일 서울에서 제57차 한미 군수협력위원회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제57차 한미 군수협력위원회 회의 진행 모습. 2025.7.22. 국방부
미 육군 CH-47 엔진 MRO 시범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이 사업은 국내 방산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리 군이 운용하는 CH-47 및 CH-47 계열 헬기에 장착되는 T55 계열 엔진 MRO를 담당해 온 것을 비롯해 46년간 항공 엔진 5700여 대를 관리했던 경험을 갖추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창원1사업장은 미국 항공청(FAA) 인증을 포함해 다수의 글로벌 항공 엔진 관련 인증 보유하고 있다”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고장 진단에서 수리, 성능시험에 이르기까지 항공기 엔진 MRO 전 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기업”이라고 밝혔다. 이번 CH-47 엔진 MRO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미군이 운용하는 전투기 등 다른 항공기 MRO도 국내 방산업체에 맡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방부는 이날 “한미 대표단은 CH-47 엔진 MRO 시범사업과 기존 함정 MRO 사업 외에 추가로 추진할 수 있는 MRO 사업을 식별하기 위해 23~25일 경남 창원, 경북 구미 등에 있는 방산업체를 함께 찾아 K방산의 역량을 확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은 해군 군함 MRO 외에도 F-16 등 전투기 MRO를 한국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과거 미군이 운용하는 F-16 기체만 국내 업체가 정비하던 것과 달리 각종 무장 등 고도의 기술력과 보안이 요구되는 분야까지 MRO를 수행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미 정부에 꾸준히 전달해 온 것으로 전해져 조만간 MRO 수주가 전투기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