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판 커지는 경주 APEC 회의
李대통령, 美中日정상 만나 성과 내야
트럼프-김정은 만남 여부 초미의 관심
美 에어포스원 러브콜, 北 판문각 청소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출국길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만나고 싶다”며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홈그라운드에서 열리는 초대형 외교 무대에 서는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5개월만에 진짜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 한미, 한중, 한일… 李대통령 외교력 검증 무대
우선 이 대통령은 29일 오후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 8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회담 직후에는 관세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 것처럼 알려졌으나 두 달이 지난 현재 상황은 다소 복잡하다. 대미 투자금 규모 등을 놓고 줄다리기가 여전히 이어졌고, 미국으로 날아가 협상한 한국 정부 인사들도 좀처럼 뾰족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일 정상회담도 30일 개최하는 방안이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1일 취임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전임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달리 강성, 극우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번이 이 대통령과는 첫 대면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취임 후 한국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미국보다 일본을 먼저 방문하고 이시바 전 총리와 세 차례 회담을 갖는 등 한일 관계 회복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일본 국내 정치 사정으로 이시바 총리가 물러나고 다카이치 내각이 들어서면서 이 대통령이 노력은 다소 힘이 빠졌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다카이치 총리와 다시 관계 구축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를 감안한 듯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 취임 직후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을 일본에 보내 양국의 현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현재 한일 양국은 위안부 문제, 강제노역 문제, 독도 영유권으로는 갈등하면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 중국의 영향력 확대 등 사안에서는 여러모로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재명 정부가 남북 관계 개선을 도모하기 위해서도 일본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에 이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를 만나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 지에도 관심이 쏠린 상황이다.이 대통령은 다음 달 1일에는 시 주석과 첫 한중 정상회담을 갖는다. 시 주석의 방한은 2014년 이후 11년 만이다. 경주에선 시 주석 국빈 방한 행사도 열린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대북 정책 공조를 요청하고, 경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과 중국 양국 사이에는 서해 인공 구조물 등의 껄끄러운 문제도 있다. 미국이 중국과 대립하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시 주석과 어떤 관계를 구축할지, 무역 장벽, 대만 문제, 북한 문제 등을 놓고선 두 정상이 어떤 의견을 나눌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위 실장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는 방안에 더해 한반도 이슈와 북한 이슈, 주변 정세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트럼프-북한 변수 급부상… 판문각 일대 긴장감
경주에 오는 해외 정상들의 일정도 초유의 관심사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두 정상은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렸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6년여 만에 다시 만난다.
최근까지도 양국은 중국의 희토류 통제, 미국의 대중 관세 부과 등을 놓고 대립 중이다. 이번 회담이 8개월간 이어진 미중 관세 전쟁의 변곡점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양국의 충돌은 세계 경제에도 파장이 큰 만큼 경주에서 미중 간 합의가 도출되느냐 마느냐에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운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18일 공개된 미국 타임지 인터뷰에서 한국이 미중 간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아시아 순방 및 APEC 참석차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오르기 전 취재진에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그 직전 백악관은 아직 두 정상 간 만나는 일정이 잡혀있지 않다고 밝히면서도 여지는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내가 그곳(경주)에 가는 것을 알고 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방한 당시 김 위원장에게 깜짝 회동을 제안해 ‘판문점 북미 회동’이 성사됐다.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인 외교 스타일이 발동될 경우 김 위원장과의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북미 가운데에서 이 대통령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때문에 이번 APEC 정상회의는 이 대통령에게 기회이자 최대 고비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선 한미, 한일 정상회담과 달리 ‘진짜 외교력’을 국내외에 보여줘야 하는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재명 정부는 10·15 부동산 정책 혼선, 이상경 국토 차관 논란 및 경질, 예능 출연 논란, 김현지 부속실장 논란 등으로 난제에 직면한 상황이다. 아직 여론조사에서는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50%를 넘지만 ‘부동산 불만’ 여론이 높아진 상황이다.
한국갤럽의 10월 4주차 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 직무 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들의 경우 ‘외교’가 15%로 가장 높았고 ‘부동산 정책·대출 규제’가 11%로 뒤를 이었다. 국민의힘 등 야당은 정부여당의 ‘갭투자 논란 인사’들에 대한 공세에 나섰다.
역대 대통령 중 상당수가 국내의 정치적 정책적 위기를 외교무대에서의 성과로 타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경주 APEC은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가시적인 성과를 못 낸다면 향후 국정 운영에 실마리를 찾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여당으로서는 부동산 문제로 수도권 민심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에서 내년 6월 예정된 지방선거 전에 분위기 반전을 위한 카드가 필요한 상황이고, 때문에 시선이 APEC 무대의 이 대통령에게 쏠릴 전망이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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