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타회담처럼 ‘트럼프-푸틴 직거래’일뿐”
“러, 몇년 뒤 나머지 침공 안할 보장 없어”
러→미 매각된 알래스카서, “끔찍한 상징”
미국 NBC는 10일(현지 시간) 익명의 소식통 3명을 인용해 “백악관이 알래스카에 젤렌스키 대통령을 초청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러시아-우크라이나) 정상과의 3자 정상회담에 여전히 열려 있다”면서도 “현재는 푸틴 대통령이 요청한 양자회담 기획에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CNN도 2명의 소식통을 근거로 “백악관은 일부 회담에 젤렌스키 대통령을 포함시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고, 어떤 일이든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회담 이후에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유사한 기류를 확인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 주요국과 연대 전선을 구축하고 영토 포기는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에서는 휴전 담판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외신은 짚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는 지난 6개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협정’이 마치 루스벨트-스탈린-처칠이 1945년 얄타에서 유럽을 분할했던 것처럼 (당사국 참여 없이) 그와 푸틴 대통령 사이의 거래일 뿐이라는 점을 우려해왔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인들은 점령자에게 땅을 내주지 않을 것이며, 우크라이나 헌법은 (영토) 거래를 금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해결책은 아무 결과도 가져오지 못할 ‘죽은 해법’”이라고 강조했다.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휴전의 필수 조건이라고 보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우크라이나군 강화 등 안보 보장 방안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전쟁의 목표로 내건 ‘나토 확장 저지’ 입장을 갑자기 바꿨을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분석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토지 교환’ 표현에는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이나 무기지원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며 “푸틴 대통령이 몇년간 공백기 후 우크라이나의 나머지 지역을 장악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싱크탱크 대서양위원회 산하 스코크로프트전략안보센터의 트레사 게노프 이사도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푸틴 대통령과 파트너나 친구로서 대화에 임하는 것 같다”며 “우크라이나가 개입하지 않는다면 이런 상황은 계속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고 봤다.
미러 정상회담 장소로 알래스카가 선정된 데도 역사적 함의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래스카는 19세기까지 러시아제국 영토였다가 1867년 미국에 720만 달러에 매각된 곳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와 크름반도를 러시아로 넘기는 영토 협상에 맞는 상징적 장소라는 것이다.샘 그린 런던킹스칼리지 교수는 WP에 “회담을 알래스카에서 개최한다는 것은 끔찍한 상징성을 지닌다. 국경이 바뀔 수 있고, 토지를 사고팔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주(駐)러시아 미국대사를 지낸 마이클 맥폴 전 대사도 “트럼프가 푸틴을 옛 러시아제국 지역에 초대하기로 했다”며 “러시아 민족주의자들이 알래스카 매각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실을 트럼프가 알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