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비아-가나 등 “생명 살리는 의약품 원조 이용해 경제이익 취해”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05.21 [뉴런던=AP/뉴시스]](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6/01/134030111.1.jpg)
● 美 ‘거래주의’ 의료 원조에 아프리카 국가들 반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1일 트럼프 행정부가 아프리카 국가들을 상대로 에이즈와 결핵 등 감염병 퇴치를 위한 원조를 제공하는 대가로 새로운 양자 협정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협정에는 미국 기업에 대한 광물자원 접근권 보장, 의료 데이터 제공, 자국 예산 투입 확대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현재까지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고 협정을 체결한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는 20여개국이다. 이 중 현재 변종 에볼라 바이러스 유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은 미국과 광물 협정을 체결한 뒤 9억 달러(약 1조3500억 원) 규모의 보건 원조 협정을 맺었다. 나이지리아는 자국 기독교 공동체 보호를 약속하는 조건으로 20억 달러(약 3조 원) 규모의 원조를 받기로 했다.
반면 잠비아, 가나, 짐바브웨는 미국의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 특히 잠비아는 미국 기업에 대한 구리 광산 접근권과 민간 보건 데이터 제출을 요구한 미국 정부의 제안을 거부했다. 미국이 제안한 원조 규모는 20억 달러(약 3조 원) 수준. 물람보 하임베 잠비아 외교장관은 “잠비아는 미국이 자국민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처럼 자국민의 이익을 지킬 의무가 있다”고 했다. 짐바브웨도 자국민과 관련된 민감한 건강정보에 대한 광범위한 접근 요구를 이유로 미국의 약 3억2500만 달러(약 4900억 원) 규모 지원안을 거부했다. 가나도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제기하며 협상을 철회했다.
미국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3명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 기업의 구리 광산 접근권을 얻기 위해 잠비아 내 100만 명이 넘는 에이즈 환자의 치료 지원을 중단하는 건 해당 지원 사업에 대한 오랜 초당적 지지에서 벗어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특히 ‘병원체 및 발병 데이터’ 요구는 사실상 미국의 글로벌 제약사들을 위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를 탈퇴한 트럼프 행정부는 전염병으로부터 미국인을 보호하기 위해 현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이 아프리카 국가들의 의료 데이터를 확보해 미국 제약사들에 독점적인 경쟁 우위를 제공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최근 미국은 변종 에볼라 바이러스에 확진됐거나 확진자와 접촉한 미국민을 자국으로 바로 데려오지 않고 케냐의 미군 시설로 옮길 계획을 세웠다가 반발을 사기도 했다. 케냐 현지 법원은 자국민에 대한 전염 우려 등을 이유로 이 같은 미국의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 민주콩고-우간다 에볼라 의심 사례 1100건 달해
앨런 곤살레스 국경 없는의사회(MSF) 부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에볼라 발병이 공식 선언된 지 2주가 지난 현재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며 “에볼라 발병 사례 가운데 이렇게 짧은 기간에 이처럼 많은 환자가 보고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현장 방역이 전염병 확산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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