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실질적 합의에 다가섰다는 정황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5일 미국 중부사령부와 벌인 교전에서 이란혁명수비대 대원이 여러 명 사망했는데도 이란이 이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외교장관 등으로 구성된 이란 협상팀은 카타르에서 이란의 동결자산 해제와 관련해 협상한 뒤 이날 테헤란에 복귀했다. WSJ는 이란 당국자와 아랍 중재자 발언을 인용해 이들이 협상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공습으로 대원들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발표하는 것을 미뤘다고 보도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이날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통화해 평화협정 양해각서(MOU) 체결을 논의했다.
이란 매체는 미국에 대한 비난도 자제하는 분위기다. 농축 우라늄을 폐기하는 문제에 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 정부 발언을 반박하지 않고 있다. 이전까지 농축 우라늄을 ‘주권 문제’라고 주장해온 것과 대조적이다.
이 같은 입장 변화는 수개월째 이어진 전쟁으로 이란 내부 경제 사정이 날로 악화하는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연일 계속되는 대규모 대중 집회에 따른 피로도 크다. 극단적 인플레이션으로 모든 상품 가격이 매 순간 바뀌고 있다. 이란 매체는 연일 주요 상품 가격을 통제하기 위한 상인조합 발표 내용과 정부의 단속 계획을 보도하고 있다.
이란 식품의약품안전처 대변인은 이날 타스님통신에 “환율과 원자재 가격 변동 때문에 의약품 포장에 고정된 가격을 인쇄할 수 없으며, 바코드를 스캔하면 정부가 승인한 가격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는 민심을 달래기 위해 지난 2월 말 개전 후 차단했던 국제 인터넷 접속을 이날부터 허용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 백악관에서 내각회의를 열어 이란 측의 동결자산 해제 요청 등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적 상징성이 있는 캠프데이비드에서 이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악천후로 장소를 변경했다. 그는 지난해 6월 이란 핵 시설을 타격하기 전에도 캠프데이비드에서 회의를 열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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