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 공습 사전통보 못 받아…트럼프 '의회 패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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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 중단하라” 시위에도…트럼프, 이란 공습 > 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이란 전쟁을 중단하라’는 구호를 내건 시위대가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이날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핵시설 세 곳을 공습했다.  로이터연합뉴스

< “전쟁 중단하라” 시위에도…트럼프, 이란 공습 > 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이란 전쟁을 중단하라’는 구호를 내건 시위대가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이날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핵시설 세 곳을 공습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1일(현지시간) 이란 핵시설을 공습하기에 앞서 연방의회 공화당 주요 인사에게만 공격 계획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인방’(Gang of Eight)으로 불리며 통상적으로 국가안보 관련 기밀 정보를 우선 전달받는 8명의 고위 인사 중 민주당 소속 4명은 사전 설명 대상에서 제외됐다. 민주당뿐 아니라 일부 공화당 의원도 공습 전에 연방의회 승인을 받지 않은 것이 ‘위헌’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美 민주, 공습 사전통보 못 받아…트럼프 '의회 패싱' 논란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핵시설 공습에 앞서 공화당 지도부인 존 튠 상원 원내대표와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이에 관한 브리핑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공화당의 톰 코튼 상원 정보위원장도 사전에 설명을 들었으며, 상원 정보위 소속 일부 공화당 의원도 미리 통보받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공화당 소속 릭 크로퍼드 하원 정보위원장은 “이 행동(공습) 전부터 백악관과 접촉해왔다”며 “앞으로 며칠간 계속해서 백악관과 함께 상황 전개를 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 지도부인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는 공습이 이뤄진 뒤 공습 사실이 미국민에게 발표되기 직전에야 관련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 워너 상원 정보위 민주당 간사와 짐 하임스 하원 정보위 민주당 간사 역시 공습 이후에야 관련 내용을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전 통보를 받지 못한 민주당 인사 4명은 모두 국가안보 관련 기밀 브리핑 대상인 8인방 멤버다. 8인방은 상·하원 정보위 위원장과 야당 간사, 상원 여야 원내대표, 하원의장, 하원 야당 원내대표로 구성된다. 통상적으로 행정부는 국가안보에 중대한 사안이 있을 때 이들에게 미리 설명해왔다.

이에 따라 민주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군사행동에 연방의회 승인을 받지 않은 것을 두고 비판이 커졌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단독으로 군사행동을 실행한 미국 첫 대통령은 아니다”면서도 “이번 대이란 공습은 향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대통령의 권한을 넘어선 것은 아닌지 즉각적인 의문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뉴욕주)은 “이번 공습은 의회의 동의 없이 이뤄진 전쟁 행위로 명백히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공화당 의원 사이에서도 이번 이란 공격의 위헌성을 주장하는 이들이 나왔다. 공화당 소속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켄터키주)은 이번 이란 공습을 두고 “합헌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도 이란 공격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19일 미국·이스라엘 고위급 통화에서 JD 밴스 부통령은 이스라엘 측의 조속한 대응 요구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스라엘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직접 공격 여부를 결정하는 시한으로 제시한 2주가 너무 길다며 더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밴스 부통령은 “미국이 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며 이를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통화에는 미국 측에선 피터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이스라엘 측에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이 참여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에 “밴스 부통령이 그런 발언을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밴스 부통령은 과거 이라크전, 아프가니스탄전에 비판적이던 인물로 2023년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본토를 공격하는 군사행동에) 절대 찬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이란이 우리를 공격하면 보복은 정당하지만 본토를 선제 공격하는 것은 중대한 확전”이라며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도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진행자는 “트럼프가 이스라엘에 끌려 또 하나의 중동 전쟁에 말려들고 있다. 미국이 또다시 중동 전쟁에 개입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비판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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