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틈타…中, 아프리카 53개국 무역장벽 허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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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아프리카 국가 수입품에 부과하던 관세를 모두 폐지했다. 아프리카 국가를 자국 영향권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아프리카에도 예외 없는 고율 관세를 매기려 하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의 중국 수출액이 미국을 넘어서는 등 중국에 대한 상대적인 경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 “미국과 대비되는 조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은 자국과 외교관계를 맺은 아프리카 53개국 상품 관세를 이달 1일부터 없앴다. 와인, 참깨, 양모 등 전 품목이 대상이다. 대만과 외교관계를 유지하는 소국 에스와티니만 제외됐다. 이번 조치는 코발트, 구리, 콜탄 등 핵심 광물 공급망에서 중국 입지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WSJ는 “10억 명이 넘는 인구와 방대한 광물을 갖춘 아프리카를 중국 영향권으로 끌어들이려는 제스처”라고 풀이했다.

美 관세 틈타…中, 아프리카 53개국 무역장벽 허물었다

케냐가 대표적인 수혜 후보국으로 거론된다. 키투레 킨디키 케냐 부통령은 지난 3월 열린 ‘나이로비 비즈니스 포럼’에서 “무관세 결정이 40억달러에 달하는 대중 무역적자를 줄일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커피, 차, 마카다미아, 아보카도 같은 농산물이 새 정책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과거부터 차관 자금을 지원해 아프리카 국가와 관계를 쌓아왔다. 수십 년에 걸쳐 항만과 공항, 철도 등 인프라 건설에 자금을 댄 것이다. 미국 보스턴대에 따르면 2000~2024년 중국의 대아프리카 차관 약정액은 1810억달러(약 272조원)에 달했다.

이번 무관세 방침은 트럼프 행정부의 아프리카 정책과 뚜렷하게 대비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4월 새 관세 정책을 내놓으며 미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30%, 콩고민주공화국에 15%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올해 들어 상호관세가 연방대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자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10%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아프리카성장기회법(AGOA)’을 통해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의 수출 품목 1800여 개에 관세를 면제한 기조가 뒤집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리카 국가에 관세 부과를 공언하며 AGOA는 무력화되는 분위기다. 독일 개발지속가능성연구소는 “트럼프식 관세가 붙으면서 AGOA의 핵심 혜택이 상당 부분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아프리카 일부 국가를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폄하 발언도 아프리카 지역에서 미국 호감도를 낮추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나이지리아 정부가 기독교인 살해를 계속 허용한다면 미국 원조를 중단하고 군사행동도 검토할 수 있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 또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과 회담하면서는 남아공 백인 일부가 제기하는 음모론인 ‘백인 농민 학살’ 주장을 제기했다.

◇ 중앙아시아도 中에 수자원 의존

원자재 공급 측면에서 아프리카는 미국보다 중국 쪽으로 많이 기울어 있다. 지난해 아프리카가 중국으로 수출한 광물 제품은 730억달러, 금속은 260억달러, 귀금속은 140억달러였다. 같은 해 대미 수출은 광물 110억달러, 귀금속 120억달러 규모에 그쳤다.

중국은 아프리카뿐 아니라 수자원 인프라를 매개로 중앙아시아와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기후변화 위기로 수자원 확보 중요성이 커지자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는 전통적으로 중국과 공유하는 톈산산맥에서 발원하는 빙하 하천에 수자원을 기대고 있다. 하지만 옛 소련 시절 지어진 수자원 시설이 대부분 방치되는 가운데 중앙아시아 하천 유량의 최대 80%를 책임지는 톈산 빙하가 줄어들고 있다. 톈산 빙하는 2020년 수준과 비교해 2040년 전까지 얼음의 약 3분의 1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위기에서 중국 기업들이 중앙아시아 인프라 개발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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