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탓에 독일 버켄스탁도 오른다…"전 세계 가격 인상"

[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독일의 세계적인 샌들 브랜드 버켄스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부의 관세 부과로 인한 비용 부담을 피하고자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로이터)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비차 크롤로 버켄스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에서 “현재 적용되는 관세의 영향을 완전히 상쇄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대부분이 독일 자국에서 생산되는 버켄스탁의 샌들은 현재 10%의 보편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유럽연합(EU) 제품에 매길 것이라고 밝힌 국가별 관세 20%는 90일간 유예된 상황이다. 이에 로이터 측은 버켄스탁이 미국 내 재고가 소진되는 올해 3분기쯤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크롤로 CFO는 90일 유예기간이 끝나는 7월 이후 관세 추이를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EU보다 높은 관세율을 부과받은 동남아시아에서 물건을 만들지 않는 건 오히려 이점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 현지생산을 검토하지도 않고 있다고도 부연했다.

명품 브랜드 기업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산하의 버켄스탁은 미주 매출 비중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또 버켄스탁은 이날 실적발표에서 올해 1분기 미주 매출이 전년보다 23％ 증가했다고 밝혔다.

버켄스탁은 최근 관세 불확실성으로 실적전망을 낮추거나 철회하는 상당수 기업과 달리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의 6억 6000만 유로(1조 300억원)에서 오히려 6억 7000만유로(1조 500억원)로 인상했다. 올리버 라이헤르트 최고경영자(CEO)는 “관세 부과로 버켄스탁 같은 소수 브랜드가 소비자 행동에 독특한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관세 방침으로 인한 가격 인상의 움직임은 글로벌 브랜드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다. 먼저 애플이 올 가을 출시할 아이폰17 시리즈의 가격 인상이 유력시 된다. 다만 관세 압박에도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슈퍼카 브랜드들은 주문 취소 없이 오히려 1분기 매출, 이익이 상승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