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기술 패권을 놓고 벌어지는 글로벌 경쟁의 승부를 가를 새로운 변수가 발견됐다. 바로 과학자의 생물학적 나이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최근호에는 ‘과학자의 나이가 들수록 혁신적 연구를 내놓을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미국 피츠버그대·시카고대 공동 연구팀이 1960년부터 2020년까지 논문을 세 편 이상 낸 연구자 1250만 명을 추적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젊은 연구자는 기존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집는 ‘혁신 논문’을 쓸 가능성이 더 높았다. 반면 나이가 많은 연구자의 연구는 기존 이론을 바탕으로 확장하려는 성격이 강했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자들은 경력 초기 접한 논문을 이후에도 반복적으로 인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자가 늙어갈수록 더 오래된 논문을 참고문헌으로 인용하는 것이 통계적으로 증명된 것이다. 나이가 많은 연구자는 정립된 기존 학설을 방어하려는 성향이 비교적 강했으며, 학계에서 입지가 높아진 만큼 다른 연구자에게 직접적인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낮았다.
이는 국가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국과 일본처럼 연구 인력이 고령화한 국가에서는 중국, 인도보다 혁신적 연구 비중이 낮았다. 2010년 기준 중국과 인도 연구자의 평균 경력은 각각 5.4년, 9.5년으로 미국(12.8년)과 일본(13.9년)보다 짧았다. 그러나 같은 해 국가별 전체 발표 논문 중 혁신 논문 비중은 중국이 26.9%, 인도가 34.3%로 미국(21.7%)과 일본(21.0%)을 웃돌았다. 혁신 논문 여부는 후속 연구가 해당 논문은 인용하면서 그 논문의 참고문헌은 인용하지 않아 후속 연구 기준점을 바꿨는지를 놓고 판단했다.
미국은 해외에서 유학을 오는 젊은 연구 인력으로 이 같은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논문은 “미국의 이민자 출신 과학자는 성장성이 큰 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에 집중적으로 종사한다”며 “미국이 이 강점을 살리기 위해선 젊은 연구자의 도전적인 프로젝트에 더 많은 자금을 배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미리 기자 mirimi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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