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종전 MOU 끝난 것 같다… 해상봉쇄 다시 할수도”
美, 이란 공습하고 원유제재 복원
“우리 협상단과 대화할 것” 여지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이란과 체결한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가 “끝난 것 같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며 “(이란을) 더 이상 상대하고 싶지 않다. 그들은 쓰레기(scum)이며, 비정상적인 사람들”이라고 했다.전날 미국은 최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던 민간 선박 3척을 공격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이란의 군사 시설 등 표적 80여 곳을 타격했다. 이란 역시 쿠웨이트와 바레인의 미군 기지 등 85곳을 공격하며 맞불을 놓았다. 양측이 MOU 체결 약 3주 만에 또다시 군사 충돌을 벌이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을 파기하고, 협상도 중단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또 이란에 대한 강력한 공습 재개, 원유 수출기지인 하르그섬 점령, 해상 봉쇄 재개 가능성 등도 언급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미국 협상단과 대화를 나눌 것이라며 “그들(미국 협상단)은 협상을 원한다”고도 했다. 이란에 대한 추가 대화 여지는 남긴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7일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지난달 21일 발급한 이란산 원유의 생산, 인도, 판매를 허용하는 60일짜리 임시 면허도 취소했다.MOU 체결 3주만에 다시 위기
트럼프 “이란 지도자는 암, 제거”… 호르무즈 민간선박 공격에 강공
이란 원유시설 등은 공격안해… “다시 전면전 나서기는 부담인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때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을 만나 이란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또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 대해서도 “그들을 상대하는 건 시간 낭비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란과 지난달 체결한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 역시 “내 생각에는 끝난 것 같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이란과의 휴전 파기, 협상 중단 등을 발표한 건 아니다. 다만 전날 미국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민간 선박을 공격했다는 이유로 대(對)이란 공습을 감행했고, 이란도 바레인과 쿠웨이트의 미군 시설을 공격하는 등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이란과의 휴전이 유지되지 않을 수 있다는 발언을 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 간 대규모 무력 충돌이 재개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은 올 2월 시작된 전쟁을 외교적으로 종식하려는 의지를 유지하고 있지만 동시에 전면전 재개 가능성도 계속 검토해 왔다”고 전했다.● 美 “이란 내 80여 곳 정밀 타격” vs 이란 “쿠웨이트·바레인 미군 시설 85곳 타격”
미국은 공습 전 이란산 원유 판매 제재 면제도 철회했다. 군사 조치뿐 아니라 경제적 압박 카드도 꺼낸 것이다. 미국이 군사적, 경제적 대응을 동시에 진행하는 이른바 ‘쌍끌이 강경 조치’에 나선 것이다. 또 최근 이란의 잇따른 호르무즈 해협 내 도발에 분명한 대응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당국자는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은 이란에 막대한 지렛대를 제공해 미국을 상대로도 교착 상태를 강요할 수 있게 해 왔다”고 밝혔다.
이란도 보복에 나섰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7일 성명을 통해 바레인과 쿠웨이트에 있는 미군 시설 타격 사실을 밝혔다. 또 “해군과 항공우주군이 미사일 및 드론 작전을 합동으로 수행해 두 국가 내 주요 미군 시설 85곳을 타격했다”며 “MQ-9 드론 1대도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 고비 맞은 미국과 이란 간 종전 MOU 및 협상지난달 MOU 체결을 계기로 살얼음판을 걷던 양국 간 협상은 이번 군사 충돌 사태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으로 고비를 맞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MOU의 핵심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재개하고, 이후 60일간 최종 핵 합의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MOU 체결 약 3주 만에 두 차례(이번과 지난달 26∼28일)의 군사 충돌이 발생한 것을 두고 양국 간 합의의 구조적 한계를 보여준 거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 여지는 남긴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란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면서도 “미국 대표단이 이란과 대화하는 것은 허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협상단을 이끌고 있는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와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WSJ에 따르면 미 고위 당국자도 7일 공습 뒤 “이란과의 휴전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 역시 이번 공습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상선 3척에 대한 이란의 공격에 대응한 조치”라고 밝혀 공습 확대 또는 휴전 철회 등에는 일단 선을 그었다.
특히 미군은 이란의 원유 생산 및 저장 시설, 발전소, 교량 등 산업 인프라는 공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돈줄’인 산업 인프라를 공격할 경우 휴전 및 협상 동력이 사실상 완전히 사라지고, 결국 미국의 군사·경제적 부담도 급격히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센터장은 “양측의 무력 충돌과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으로 긴장이 고조됐지만, 다시 전면전을 벌이는 건 미국과 이란 모두에 너무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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