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2심 재판부가 3월 중순까지 새 사건을 배당받지 않고 이 대표 사건을 집중 심리한다. 이번 사건을 집중 심리해서 최대한 빨리 결론 내겠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데, 항소심 결과가 언제 나올지 주목된다.
이재명 재판부 ‘신건 배당 중지’
18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고법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을 심리하는 형사6-2부(재판장 최은정)의 요청으로 다른 재판부 의견수렴 등을 거쳐 배당중지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의 신건 배당 중지 기간은 지난 13일부터 오는 3월 12일까지로 약 두 달간이다. 대법원 예규에는 집중심리가 필요할 경우, 재판부가 새 사건 배당 중지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이번 항소심 결과가 나오는 시점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에 따라 조기 대선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 대표의 대선 출마 가능 여부가 법원의 판단에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법 사건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1심 6개월, 2심과 3심은 각각 3개월 이내에 선고해야 한다는 이른바 ‘6·3·3 원칙’을 지키도록 하고 있다. 이에 이 대표 사건은 오는 2월 15일 이내에 선고가 이뤄져야 한다. 대법원도 5월 15일까지 이 대표의 유·무죄 여부를 확정 지어야 한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대선을 앞두고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을 성남시장 시절 알았으면서도 몰랐다고 하고, 국토교통부 협박으로 백현동 개발 부지 용도를 상향 조정했다고 허위 사실을 말한 혐의(허위사실 공표)로 2022년 9월 기소돼 1심(지난해 11월)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만약 항소심에서 이 대표가 벌금 100만원 이하의 형을 선고받을 경우 ‘사법리스크’ 족쇄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반면,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최종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고 10년간 피선거권을 잃게 된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선거 비용으로 보전받은 434억여 원도 반환해야 한다. 이 대표의 항소심 첫 재판은 오는 23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다.
국민의힘, 이재명 ‘5월 확정 판결’ 압박
국민의힘은 사법부를 향해 이 대표에 대한 조속한 재판 절차를 촉구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6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사법 절차는 KTX로 진행되고 있는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사법 절차의 완행열차에 느긋하게 앉아 있다”면서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라는 의원직 상실형이 선고되자 이 대표 측이 ‘소송 기록 접수 통지서 미수령’ 등 꼼수를 썼다”고 비판했다.
그는 “1심 판결이 나온 지 두 달이 넘도록 재판을 시작조차 못 했다”면서 “이 대표는 위증교사 혐의, 뇌물 혐의, 업무상 배임 혐의 등 재판 5건을 받고 있는데, 이 모든 재판이 하염없이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사법부가 현직 대통령은 불법 영장까지 발부해 체포하면서, 야당 대표 관련 사건은 눈치 보며 차일피일 미뤄야 되겠는가”라며 “사법부 시계가 사람에 따라 다른 속도로 돌아간다면 어느 누구가 사법부를 신뢰하겠는가”라고 강조했다.
여권 내 잠룡도 이 대표를 겨냥했다. 안철수 의원은 17일 CBS 라디오에서 “선거법에 1심은 6개월 이내, 2심과 최종심은 3개월 이내에 이뤄져야 한다는 6·3·3 원칙이 있다”며 “지난해 11월15일 이 대표에 대한 1심이 나왔으니 오는 2월15일 2심, 5월15일 최종심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같은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감사원장, 방통위원장, 장관은 물론이고 이 대표 수사 검사까지 무차별 릴레이 탄핵을 저지르며 정부를 사실상 기능 정지 상태로 만들었다”면서 “현직 대통령이 체포되는 마당에 야당 대표의 방탄과 재판 지연은 한없이 통하는 나라(가 되려 한다). 갈등과 대립을 토양 삼아 정치적 입지를 다지고 맹목적 팬덤으로 세력을 키워온 이 대표는 이미 정치적 청산의 대상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이 대표가 차기 유력 대선 후보 중 여전히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수치는 ‘30% 박스권’에 갇혀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전국 유권자 1001명을 상대로 실시한 전화면접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응답률 16.3%) 결과, 이 대표는 31%로 나타났다. 이번 한국갤럽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뒤를 이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7%, 홍준표 대구시장·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각각 6%, 오세훈 서울시장 4%,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2%,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김동연 경기도지사 각각 1% 차례로 집계됐다. 응답자의 36%는 응답을 유보했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응답률 19.6%), 차기 대통령 적합도는 이 대표와 김문수 장관이 각각 28%, 13%로 나타났다. 이어 홍준표 대구시장 8%, 오세훈 서울시장 6%,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5%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조사는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가상 번호를 이용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