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8일만… 추경 신속 통과 요청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가진 오찬 회동에서 “추경안을 (처리)해야 하는데 정책 안에서 의견이 다른 것은 당연하다”며 “서로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해서 가능하면 신속하게 현재 어려운 상황을 함께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은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송언석 원내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낮 12시부터 105분간 열렸다. 이 대통령은 회동에서 “대선 시기 양 후보 측의 공약 중 공통된 부분은 이견 없이 실천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송 원내대표는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 “의혹이 사실 감당하기 힘들 정도”라며 “이런 분이 앞으로 총리가 된다면 정부에서 국회를 어떻게 상대할 것인지, 또 여야 관계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 대통령께서 심사숙고를 하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사실상 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한 것.
李 “인사청문회 가족신상까지 문제 삼아… 능력있는 분 입각 꺼려”
취임 18일만에 여야 지도부와 오찬
“법사위원장 야당 몫” 국힘 요구에… 李 “국회서 협상할 문제” 선그어
김용태, A4 3장 분량 7대 요구 읽어
오찬 메뉴 ‘오색 국수’… “통합 의미”
野 “하나도 양보안해… 들러리 세워”
2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오찬 회동 메뉴는 ‘오색 국수’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굉장히 다양한 색의 국수가 나온 것도 통합의 의미가 있지 않나 해석할 수 있다. 그 이야기를 하면서 다 웃었다”고 전했다.
● 李 “최대한 자주 보자”
이 대통령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다른 야당들도 한꺼번에 보자 이런 요구도 있기는 하는데 밀도 있게 말씀을 들어보려면 따로 뵙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제가 서둘러 뵙자고 부탁을 드렸다”며 대화를 시작했다. 당초 대통령실 참모들이 7월 초를 회동 시점으로 건의했지만 이 대통령이 “뒤로 미룰 이유가 없다”며 서둘러 취임 18일 만에 여야 간 소통 자리가 마련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취임 약 2년 만인 2024년 4월 당시 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을 만났다.
이 대통령은 “외교 문제는 여야 없이 함께 공동 대응해야 되는 문제”라며 “앞으로도 대외 문제에 관한 건 함께 입장을 조율해 가면서 같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미 관세 협상과 주한미군 역할 재조정 등 외교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야당과 머리를 맞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김 위원장은 회동에서 A4용지 3장 분량의 7대 요구사항을 들고 와 읽었다. 메모를 하며 듣던 이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 앞에서 내가 발언했을 때보다는 짧은 것 같다”고 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최대한 자주 보자’고 했다”고 전했다.
● 野 “야당 들러리 세우나”, 與 “협치 외면은 尹 정부”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 대통령과의 첫 오찬 회동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오찬 회동 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법사위원장을 야당에 할애하는 헌법원리 복원을 말씀드렸지만 아쉽게도 긍정적인 답변을 받진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것도 양보하지 않는다면 식사 한번 하면서 야당을 들러리 세운다는 국민적 비판을 피해 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야당이 협조해야 할 때란 점을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오찬 모두발언에서 “국민 통합과 정치 복원은 좋은 말이지만 지난 4년간 줄기차게 요구했던 것은 우리 쪽이고, 외면했던 것은 윤석열 정부”라고 말했다. 민주당 박상혁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협치 문제와 관련해 가장 우선시할 건 신뢰이고, 신뢰를 위해선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의힘의 반성이 먼저 전제돼야 한다”고 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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