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화장실 청소의 신(神)'으로 불려온 자동차 용품 판매 업체 '옐로햇' 창업주 가기야마 히데사부로가 지난 2일 별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년 92세.
1933년 도쿄에서 태어난 고인은 농고 졸업 후 1953년 자동차 용품 판매점 '디트로이트상회'에 들어갔다. 눈이 내리면 타이어체인 가격을 10배, 20배로 올리는 등 당시 불투명한 판매 관행에 의문을 품고 1961년 퇴직한 뒤 1962년 '옐로햇'의 전신인 '로열'을 설립했다.
고인은 60여 년 전 창업과 함께해왔던 '청소 운동'으로 일본 사회 전체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07년에는 비영리법인 '일본을 아름답게 하는 모임'을 설립해 도로·학교 등 공공 환경미화를 이끌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난 23일 "솔선수범해 퇴직 후에도 전국을 돌며 청소의 매력을 전파했다"며 추도했다.
한국어판 저서 '머리 청소 마음 청소'(2008)에서 고인은 "작아도 사회에 도움이 되는 회사로 키우고 싶었지만, 직원들에겐 통하지 않았다"며 "외근에서 돌아오면 가방을 책상에 집어던지고 의자를 발로 차는 직원들의 마음을 치유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잠자코 청소하기 시작했다. 사무실과 화장실을 깨끗하게 해주면 황폐해진 마음들이 치유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적었다.
"깨끗한 곳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 곧 청소" "사람은 보잘것없는 일을 정성 들여 했을 때 비로소 성장한다고 확신한다" 등 고인이 남긴 수많은 명언은 지금도 일본 사회에서 회자되고 있다.
옐로햇은 1997년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했고, 고인은 1998년 6월 퇴임할 때까지 일선에서 경영을 진두지휘하며 일본 2위의 자동차 용품 판매 업체로 성장시켰다. 2021년 기준 연 매출은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신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