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새벽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앞을 지키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윤 대통령 체포 소식이 전해진 직후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기현 의원은 “불법 영장의 불법 체포, 거기에 더해서 군사 보호시설에 “임의로 침범하는 매우 나쁜 선례를 반복해서 남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절대다수 의석을 가진 야당과 그 당 대표를 아버지로 모시는 추종 세력들에 의해 대국의 법치주의와 민주 절차가 짓밟힌 날”이라며 “그에 부화뇌동해 권력을 탐하는 일부 공직자가 가세해 저지른 이 폭거를 똑똑히 기억하고 법적 책임, 그에 따른 정치적 책임과 역사적 책임을 반드시 물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경원 의원은 “꼭 현직 대통령을 이런 모습으로 체포하는 것이 맞느냐”며 “대한민국의 헌법이 파괴된 날로 참담하다“고 밝혔다.
이날 대통령 관저 정문 앞에는 오전 4시 반경부터 국민의힘 30여 명이 모였다. 이달 3일 1차 집결 때의 40여 명보다 줄어든 규모다. 당 중진인 김기현 나경원 윤상현 의원 등과 친윤(친윤석열)계, 영남권의 정점식 구자근 박성민 정동만 권영진 이상휘 박충권 의원, 대통령실 출신 강명구 조지연 의원 등이 5~6줄로 ‘인간 띠’를 형성하며 공수처 체포영장 집행에 항의했다.여당 의원들은 관저 앞에서 “공수처와 국수본의 불법체포영장 집행을 즉각 중단하라”며 공수처의 체포영장 재집행을 규탄했다. 그러면서 체포영장 집행을 압박한 민주당을 저격했다. 김기현 의원은 “박연차 게이트 사건에 연루된 노무현 전 대통령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해 예우와 예의를 따지던 민주당이 현직 대통령에 예우는커녕 ‘사형시켜야 한다’는 둥, ‘목을 베어야 한다’는 둥, ‘포승줄로 묶어 질질 끌고 나와야 한다’는 둥 섬뜩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공수처와 경찰이 관저 저지선을 차례로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윤상현 권영진 이상휘 박충권 의원 등은 관저 안으로 들어갔다. 관저를 다녀온 권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경호처도 우리 청년들이 충돌해서 유혈사태가 나는 것이 걱정되니 내가 나가겠다’라고 말씀하셨다”고 윤 대통령이 공수처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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