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구치소에 구금된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많은 국민들이 추운 거리로 나와 나라를 위해 힘을 모아 주고 계시다고 들었다”며 “국민 여러분의 뜨거운 애국심에 감사드린다”는 내용의 옥중 편지를 공개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데 이어 구속영장이 청구된 가운데 재차 지지자를 결집하기 위한 메시지를 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공식 페이스북에는 이날 오후 6시 8분경 ‘윤석열의 편지’라는 제목으로 글이 게시됐다. 윤 대통령의 변호인단이 이날 서울구치소에서 접견한 뒤 공개한 이 편지에서 윤 대통령은 “조금 불편하기는 하지만 저는 구치소에서 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대통령 취임사부터 3·1절, 광복절 기념사, 대국민 담화 등 그동안 국민들께 드렸던 말씀들을 다시 읽으며 마음을 가다듬고 지나온 국정을 되돌아보고 있다”며 “많은 국민들께서 추운 거리로 나와 나라를 위해 힘을 모아 주고 계신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나온 이들에게 사의를 표하면서 사실상 계속 집회에 참석해 달라고 독려하는 의미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인 윤갑근 변호사(전 대구고검장)는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 없이 작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윤 대통령의 편지는 15일 체포영장 집행 후 공개된 사전 녹화 대국민 담화와 이달 초 작성했다고 한 육필 편지 이후 첫 입장 표명이다. 윤 대통령은 이달 1일에도 관저 앞에서 체포영장 저지 시위를 벌이는 지지자들에게 전한 서한에서 “실시간 생중계 유튜버를 통해 여러분께서 애쓰시는 모습을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다만 ‘아침 편지’라는 제목으로 날짜가 기재된 것으로 미뤄 추후에도 이 같은 옥중 서신 형태의 메시지가 계속 발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안팎에선 윤 대통령이 체포 직전에도 여당 의원들에게 당 지지율 오름세 등을 언급하며 야당에 싸워줄 것을 당부한 만큼 탄핵 반대 여론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여론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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