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석방 이후 여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들이 핵심 지지층 여론을 살피며 ‘로우키’로 움직이고 있다. 헌법재판소에서 윤 대통령 탄핵이 인용돼 조기대선이 치러질 경우 당 경선부터 치러야 하는만큼 지지층 반감을 사서는 안 되지만, 동시에 본선 경쟁력을 고려해 중도층 표심도 공략해야 하다 보니 ‘딜레마’에 빠졌다는 해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2025.2.25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은 14일 ‘대권 출사표격’인 저서 ‘다시 성장이다 : 오세훈의 5대 동행, 미래가 되다’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 다만 공개 일정은 최대한 자제하는 기류다. 오 시장은 최근 국회에서 개헌 토론회를 열었고, 이달 6, 7일에도 국회를 찾아 관련 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여의도와 접점을 늘려왔지만 지난 8일 윤 대통령의 구속이 취소된 뒤로는 정치적 메시지를 최소화하는 기류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JU에서 자서전 ’국민이 먼저입니다‘ 북콘서트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동훈 전 대표도 저서 출간 이후 서울과 부산에서 이어온 ‘북콘서트’를 중단하고 외부 활동을 줄이는 모습이다. 한 전 대표는 최근까지 대학 총학생회 연합과 만나는 등 활발한 행보를 이어오던 중이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당초 국회에서 열기로 했던 기자간담회를 취소했다. 윤 대통령 석방으로 국민의힘 의원 절반 가량이 헌재 앞에서 탄핵 각하 릴레이 시위에 나선 가운데 여당 대선주자들의 운신의 폭이 좁아진 것. 하지만 여당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이 정체된 가운데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한 만큼 조기 대선 준비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 시장은 이날 저서 출간과 관련해 “솔직히 말해 조기 대선 행보”라며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입법권, 행정권, 사법권을 장악한 막강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 국민 여러분이 걱정하는 만큼 최소한의 준비는 해야겠다는 심정”이라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14일 오전 대구 남구 봉덕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을 마친 뒤 경남지사 선거를 비롯한 선거비용 초과 사용 여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2.14 뉴스1
홍 시장도 이날 대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탄핵 심판과 관련해)어떤 결론이 나오더라도 조기 대선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홍 시장은 “대통령이 이미 약속했다. 기각이 되더라도 이미 임기 단축을 천명해 버려 정상 대선을 불가능하게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탄핵이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3월 중순이 넘어가면 우리 팀은 당 도움 없이 차기 대선을 치를 수 있는 준비를 끝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