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28일 오전 대면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마련된 내란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결국 포토라인에 섰다. 지하 주차장 통로를 통한 비공개 출석을 고수하던 그는 28일 오전 내란특검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고등검찰청 현관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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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특별수사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와 직권남용, 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 교사 혐의를 적용해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을 통보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 측은 줄곧 ‘비공개 출석’을 고집해 왔다. “특검이 사실상 포토라인을 강요하고 있다”며 반발했고, 전날까지도 “서울고검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겠다”며 공개 출석 요구를 거부했다. 이에 특검팀도 지하주차장 진입로에 철제 바리케이드를 설치하며 맞섰다. “지하에서 대기하는 것은 출석으로 간주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결국 이날 오전 9시 50분쯤, 남색 양복에 붉은 넥타이를 맨 윤 전 대통령은 서울 서초구 사저를 나섰다. 차량은 약 5분 만에 서울고검 청사 앞에 도착했다. 고검 동문을 지나 청사 오르막길에서 잠시 멈췄던 검은 승합차는 이내 방향을 틀어 정문 쪽으로 향했다. 로비 앞에는 사전 취재 등록을 마친 취재진이 대기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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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대통령은 아무 말 없이 차량에서 내려 곧장 조사실로 향했다. “지하로 들어가지 않은 이유가 있느냐”, “조은석 특검을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만난 소감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느냐”는 잇따른 질문에도 입을 열지 않았다. 그는 취재진을 향해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 청사 안으로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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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대통령이 특검 수사 선상에 오른 건 지난 10일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공식 출범한 지 8일 만이었다. 특검은 수사 개시 직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후 열흘 만에 공개 출석이라는 방식으로 윤 전 대통령과 마주 앉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