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방한 기간 비무장지대(DMZ) 방문을 추진했으나 유엔군사령부의 불허에 무산됐다.
19일 정부 당국자 등에 따르면, 유 추기경은 이달 DMZ를 방문하고자 유엔사 측에 출입 신청을 했으나 거절됐다.
유엔사는 "최근 방문 요청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출입을 위한 표준 절차에 부합하지 않았다"며 "유엔사는 JSA에 출입하는 모든 개인의 안전과 보안을 책임지고 있으며 이 책임을 매우 엄중하게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엔사는 통상 DMZ 출입하기 48시간 전에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한다. 유 추기경 측이 그보다 임박한 시점에 출입을 신청해 불허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치권에서는 유엔사의 DMZ 출입 통제 권한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유엔사는 DMZ 출입 또는 군사분계선(MDL) 통과 시 목적과 무관하게 허가받도록 하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14일 인사청문회에서 "정부가 대한민국의 영토를 유엔사의 허락을 받고 비군사적·평화적 이용에 제한을 받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문재인 정부 시기에도 유엔사가 한국 철도차량의 북한 방문을 허가하지 않는 등의 사건을 계기로 정치권에서 유엔사의 DMZ 출입통제 권한이 논란으로 부상한 바 있다.
통일부는 15일 비군사적 목적에서도 DMZ 이용이 제약되는 상황에 대해 "이 사안은 국내 주체만의 문제가 아니고 상대가 있는 문제"라며 "유엔군사령부와 대화로 협의해 나가야 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