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차세대 금융기술인 핀테크(FinTech) 분야에서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특허 보유국으로 올라섰다.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기술을 앞세워 금융 혁신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며 글로벌 금융 패권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특허조사업체 패턴트 리절트 조사 결과를 인용해 최근 10년(2016~2025년) 동안 118개국에서 출원된 핀테크 특허 약 12만 건을 분석한 결과, 중국 기업의 출원 비중이 38%로 가장 높았다고 전했다. 미국은 17%, 한국은 9%, 일본은 8%를 기록했다.
중국은 직전 10년(2006~2015년)만 해도 미국과 한국에 이어 3위였지만, 특허 출원 건수를 10배 늘리며 미국과 한국을 추월했다. 반면 미국의 특허 출원은 같은 기간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기업별로는 중국공상은행(ICBC)이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했다. 중국건설은행과 텐센트 등 중국 기업들이 상위권을 휩쓸었으며, 상위 50개 기업 가운데 22곳이 중국 기업이었다. 과거 상위권을 차지했던 미국 은행들은 크게 밀려났고, 미국 기업 가운데서는 마스터카드가 6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허의 질에서도 중국은 앞섰다. 특허 가치와 경쟁력을 평가한 결과 국가별 1위는 중국이었고, 기업별로는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그룹이 최고 평가를 받았다. 차세대 금융기술을 둘러싼 주도권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금융 분야를 AI, 자동차, 가전과 함께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달러 중심의 국제 금융질서 의존도를 낮추고 위안화를 국제 통화로 확대하기 위해 핀테크 경쟁력을 적극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정부 주도로 캐시리스 결제를 확산시키는 한편, 자국 금융 플랫폼과 서비스를 해외 금융 인프라에 확산하는 전략도 추진 중이다. 홍콩에서는 미국에 맞서 스테이블코인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기술 경쟁력의 핵심은 AI다. 중국공상은행은 AI를 활용해 고객 신용과 대출 부실 가능성을 분석하고, ATM 현금 보충 계획까지 자동으로 최적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중국은행은 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 자동 송금과 거래 위험 관리 기술을 확보했으며, 텐센트도 블록체인 간 자산 이전 기술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세계 핀테크 시장은 2030년 2조 달러(약 320조 엔)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결제와 대출, 자산운용, 가상자산 등 금융 전반을 혁신하는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으면서 각국의 기술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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