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쿠알라룸푸르서
공동성명 초안에 다자주의·국제법 강조
중국, 동남아시아, 중동 주요국 지도자들이 이달 말 말레이시아에서 모여 다자주의 협력 강화를 모색한다.
14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오는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중국·아세안(ASEAN)·걸프협력회의(GCC) 정상회의 참가국들은 공동성명 초안에 “평화, 안정, 번영을 위해 다자주의의 중요성, 지역 연대, 국제법을 통한 공동의 과제 대응을 강조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참가국들은 또한 “무역, 투자, 경제 협력 확대를 통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자”고 뜻을 모았다. 이러한 입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관세전쟁’에 대한 반응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들은 성명에 미국 관세 정책으로 인한 타격 등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다.
지난 2023년 처음 개최된 아세안·GCC 정상회의에 중국이 참여하는 형식인 이번 회의에서는 무역 현안이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에서는 리창 국무원 총리가 참석할 예정이다. GCC는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으로 구성됐다.
26일에는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린다.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는 지난 2월 중국과 아세안, 중동 주요국이 참여하는 첫 정상회의를 열 예정이라며 “지역 안정을 저해하는 경제적 강압과 일방적인 행동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안와르 총리는 미국의 관세정책에 맞서 아세안이 공동 대응해야 한다며 회원국 정상들과 접촉해왔다.
말레이시아는 전통적으로 미국, 중국과 모두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중립 외교 노선을 지켜왔지만, 최근에는 미국에서 한발 멀어진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미국과의 무역 전쟁 우군 확보를 목적으로 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난달 동남아 순방국에도 베트남, 캄보디아와 함께 포함됐다.
안와르 총리는 러시아와의 협력 확대에도 나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에 전날 도착한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양국 관계를 강화하고 새로운 협력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7월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신흥 경제국 연합체 브릭스 가입을 신청했으며, 태국 등과 함께 ‘파트너국’으로 초청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