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유명세 '부모 살해' 美 형제…재심서 감형, 가석방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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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5.14 19:27 수정2025.05.14 19:27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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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친부모를 총으로 살해해 미국 전역을 들썩하게 만들었던 형제가 35년여간 복역 끝에 가석방 자격을 얻게 됐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과 NBC 방송 등은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고등법원 마이클 제시크 판사가 부모 살해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고 35년여간 복역 중인 라일 메넨데스(57)와 에릭 메넨데스(54) 형제의 재심에서 이들의 형량을 '가석방 없는 종신형'에서 '50년 이상 종신형'으로 감형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재심 판결에 따라 이들은 가석방 자격을 얻게 됐다.

제시크 판사는 이날 "나는 그들이 석방돼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내가 결정할 일이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지난 35년간 그들이 충분히 복역했으니 그 (가석방) 기회를 줘야 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라일 메넨데스는 재심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나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살해했다. 어떤 변명도, 정당화도 하지 않는다. 내 폭력적인 행동이 가족에게 미친 영향은 가늠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메넨데스 형제는 각각 21세, 18세였던 1989년 함께 산탄총을 구입한 뒤 LA 베벌리힐스의 자택에서 아버지 호세 메넨데스와 어머니 키티 메넨데스를 총으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메넨데스 형제는 범행 자체는 인정했지만, 아버지가 수년간 자기들을 성적으로 학대했고, 부모에게 살해당할까 봐 두려워서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검찰은 아버지 호세가 이들에게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증거가 없으며, 형제가 부모의 재산을 노리고 범행한 것이라고 맞섰다.

이 사건은 1996년 재판이 모두 끝난 뒤에도 여러 다큐멘터리와 드라마 등을 통해 다뤄졌다. 특히 지난해 9월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괴물: 메넨데스 형제 이야기'가 인기를 끌면서 미국에서 다시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또 앞서 2023년 방영된 다큐멘터리 시리즈에서 라틴계 보이그룹 메누도의 전 멤버 로이 로셀로가 자신이 10대였을 때 레코드사 임원이었던 호세 메넨데스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한 내용도 메넨데스 형제 주장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메넨데스 형제의 석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지난해 10월 LA 지방검사장이었던 조지 개스콘이 메넨데스 형제 사건의 재심을 법원에 청구했고, 검찰은 재심 청구 철회를 두 차례나 시도했지만, 판사는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이들의 가석방 여부는 캘리포니아주 가석방위원회가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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