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업계 4위 기업 창안자동차와 6위 둥펑자동차 간 합병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이 성사되면 미국 포드를 제치고 글로벌 7위 자동차 그룹으로 올라선다.
11일 지무신문에 따르면 창안차와 둥펑차는 최근 각각 “다른 국유 자동차 기업과 경영 통합을 계획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합병 대상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두 기업이 오랜 기간 통합 가능성을 논의해온 만큼 양사 간 합병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매일경제신문도 둥펑차가 창안차와의 경영 통합설을 부인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번 합병 논의는 자동차업계가 전기자동차(EV)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글로벌 시장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생산·판매망을 통합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항구 아인스 연구위원은 “중국 내 자동차 수요 둔화로 공급 과잉이 심해진 가운데 중국 정부가 국유 기업 두 곳을 시범적으로 합쳐 산업구조를 개편하려는 것”이라며 “중국이 자동차 수출과 해외 공장 건설로 세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는 한편 내부적으로 산업구조를 고도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두 기업이 합병하면 중국 최대 국유 자동차 그룹이 탄생하게 된다. 지난해 창안차와 둥펑차 판매량은 각각 268만 대, 248만 대로 중국 내 4위와 6위다. 단순 합산 시 총 516만 대로 1위인 비야디(BYD·427만 대)를 앞선다. 글로벌 자동차 그룹 순위에서도 스텔란티스(542만 대)에 이어 7위에 오르게 된다.
둥펑차는 1969년 설립 이후 누적으로 6000만 대 이상 판매했으며 2023년 세계 500대 기업 중 188위에 이름을 올렸다. 창안차는 전 세계 12개 제조 거점과 22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누적 판매량이 2500만 대를 넘는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이 중국 국유 기업 간 통합을 가속화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제일기차, 광저우자동차, 상하이자동차, 베이징자동차 간 합병설도 꾸준히 제기되고, 내부적으로 인사 교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