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모든 美제품에 34% 관세”… 보복 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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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수출통제-美기업 11곳 제재
G2 통상전쟁에 글로벌 침체 공포
美증시 3대 지수 선물 3% 하락
피치, 中신용등급 18년만에 강등

중국 정부가 모든 미국산 제품에 34%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며 4일 보복전에 나섰다. 34%는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매기겠다고 한 상호관세율이다. 또 11개 미국 기업에 대한 중국 거래를 금지하고, 첨단 기술의 핵심 광물인 희토류 수출 제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관세 폭격을 날린 데 이어 중국이 강력한 보복전에 나서면서 글로벌 관세 전쟁이 극한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발 관세만으로도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 경제가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주요 2개국(G2)이 통상전쟁으로 정면 대결에 나서면 글로벌 경기 침체 그림자가 더욱 짙어질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되는 것이다.

일본 닛케이는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만으로도 미국·유럽·일본 증시에서만 3일 하루 동안 약 3조5000억 달러(약 5100조 원)가 사라진 것으로 집계했다. 이 중 3조1000억 달러(약 4500조 원)가 뉴욕 증시에서 이탈한 자금이었다.

● 중국 34% 관세에 희토류 통제 보복전

중국 국무원은 4일 미국의 상호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로 “10일부터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34%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상호관세가 국제 무역 규칙을 위반했으므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고도 덧붙였다.

또 중국 상무부는 사마륨, 가돌리늄 등 중국산 희토류 7종의 수출 통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희토류는 스마트폰부터 전기자동차까지 첨단 기술 제품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이다. 중국이 세계 희토류 생산의 80∼90%를 차지하고 있어 중국의 강력한 무역 전쟁 무기로 활용돼온 바 있다.

미국이 앞서고 중국이 따라잡는 분야인 의료용 컴퓨터단층촬영(CT)의 핵심 부품 ‘CT 튜브’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도 나선다. 물류회사 유니버설 로지스틱스홀딩스 등 16개 미국 기업을 수출 통제 기업으로 지정하고 스카이디오, 브링스드 등 11개 미국 방산 기업을 ‘신뢰할 수 없는 기관 목록’에 올리기로 했다. 신뢰할 수 없는 기관으로 지목된 기업은 중국과 거래할 수 없다.● “세계경제 침체 확률 60%”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후 중국에 보편관세 20%, 상호관세 34%로 총 54%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밝혔지만 반도체와 의약품, 구리 등 자국 산업에 치명적인 품목에 대해선 상호관세에서 배제했다. 반면 중국은 반도체 의약품 등 모든 제품에 대해 미국에 34%를 매기겠다고 해 보복 수위를 높였다.

중국의 보복 관세 발표 직후 미국 뉴욕 증시 3대 지수 선물은 약 3% 하락으로 낙폭을 키웠다. 전날 나스닥 종합지수가 5.97% 하락하며 2002년 3월 팬데믹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한 데 이어 이번에는 중국발 관세 충격을 받은 것이다. 이미 미국의 관세 부과는 실물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3일 자동차업체 스텔란티스는 캐나다, 멕시코 완성차 공장의 생산을 중단하고 미국 내 5개 공장에서 약 900명의 근로자를 임시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수입 자동차에 부과한 25% 관세 후폭풍이 현실화된 셈이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때는 미중을 중심으로 세계가 갈라져 통상전을 벌였다면 이번에는 양상이 다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이 우방인 유럽연합(EU), 캐나다, 일본, 한국 등에도 고율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EU도 미국에 대한 보복 관세를 검토하는 등 세계가 각기 보복전에 나선다면 대공황 수준의 경기 침체를 면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관세 전쟁 외에도 중국은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국가 신용등급을 18년 만에 기존 ‘A+’에서 ‘A―’로 하향 조정하는 등 심각한 부채가 발목을 잡고 있는 상태다. 미국의 침체 가능성까지 제기돼 JP모건은 3일 세계 경제 침체 확률을 기존 40%에서 60%로 높였다.

한국의 양대 수출 시장인 미중 보복전으로 한국 수출의 미래도 안갯속에 빠지게 됐다. 씨티는 이날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0%에서 0.8%로 0.2%포인트 낮췄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관세의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보다 커진 것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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