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하루만에 17개국 고지없이 바꿔
美서도 “막무가내 부과” 비판 커져
트럼프 “반도체 관세, 아주 곧 실행”
트럼프 대통령이 2일 관세 발표 당일 공개한 차트엔 한국에 대한 관세율이 25%로 표기됐다. 같은 날 백악관이 공개한 행정명령 부속서엔 26%로 적시돼 혼란이 빚어졌다. 당시 백악관은 한국 정부와 언론 등에 “26%가 맞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백악관이 3일 공개한 상호관세 행정명령 부속서에는 한국의 상호관세율이 25%로 수정됐다. 이 부속서에 올라온 57개국 중 17개국의 관세율이 모두 1%포인트씩 낮춰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같은 변경과 관련된 고지나 설명은 없었다.
워싱턴 외교가에선 이를 두고 ‘예견된 사고’란 지적이 나온다. 애초에 트럼프 대통령이 준 마감 시한에 맞춰 짧은 시간 안에 세심함이 요구되는 관세 정책을 만들다 보니, 기본적인 숫자마저 틀리는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이어졌다는 것이다.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직접 들어 보인 차트에 적힌 숫자에 맞춰 백악관이 급하게 수정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관세율 1%에 명운이 걸린 기업들이 무수히 많을 것”이라며 “그런 숫자를 ‘게임’ 하듯 태연하게 바꾸는 발상 자체가 황당하다”고 말했다. 정부 소식통은 “그동안 대미 투자를 늘리는 등 미국의 요구에 맞춰 노력해온 일부 국가 입장에선 허탈함을 넘어 분노가 생길 만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취재진에게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도 아주 곧(very soon)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제약 분야에 대한 관세 역시 “가까운 미래에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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