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베이어 벨트에 윤활유 뿌리다가…
19일 경기 시흥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경 경기 시흥시에 있는 SPC삼립 제빵공장에서 50대 여성 근로자 양모 씨가 컨베이어 벨트에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하던 중 상반신 끼임 사고를 당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양 씨는 두개골이 손상돼 있었고 이미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SPC삼립 측은 김범수 대표이사 명의로 발표한 사과문에서 “고인과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사건 수습과 재발 방지를 위해 모든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2인1조’ 미준수, 미흡한 설비 관리 문제 가능성
복잡한 제조공정과 다양한 기계 설비에 비해 정비 작업에 대한 안전 관리가 미흡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김찬오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명예교수는 “SPC 같은 식품 제조업체는 원료 종류가 많고 공정이 복잡하다. 기계 설비가 다양하다 보니 보다 세밀한 안전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윤활유 뿌리는 작업 같은 기계 정비가 위험한 경우가 많다”며 “정비 중에는 자동 잠금 장치를 해제해야 하거나, 기계가 움직이는 상태에서 정비 작업을 하는 일도 있어 사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현행 법체계의 비효율성과 안전 불감증 등이 반복적인 사고의 구조적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진우 서울과기대 안전공학과 교수는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이후 기업 공장 현장에 가면 형사처벌을 회피하기 위한 형식적 안전만 챙기는 경우도 늘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현장 중심의 실효성 있는 안전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흥=이경진 기자 lkj@donga.com
김다연 기자 damong@donga.com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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