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기술이 해냈다…증권가도 호평 쏟아낸 까닭 [종목+]

4 weeks ago 5

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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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에 힘입어 1분기 호실적을 냈다.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의 기술력을 호평하며 주가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 상호관세 부과 영향으로 정보기술(IT) 기기와 HBM 수요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7조6391억원, 7조4405억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1.9%, 157.8% 증가했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인 데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6조6000억원)를 10% 이상 웃돌았다.

증권가에서도 호평이 나오고 있다. HBM 기술력으로 경쟁사와 차별화된 행보를 걷고 있다는 취지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절적 비수기지만 HBM3E(5세대 HBM) 출하 호조에 따라 당초 예상보다 출하량 감소폭이 줄었다'며 "12단 제품 판매량이 늘어 D램 평균판매단가도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이점이 실적 차별화 요소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D램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50%까지 높아진 것으로 판단한다. 낸드는 출하량이 17% 감소하고, 가격도 20% 낮아졌지만, 흑자 기조는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2분기에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나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 추청치를 기존 8조7000억원에서 9조1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풀인 효과'를 배경으로 꼽았다. 관세가 부과되기 전 반도체를 미리 사두려는 수요가 몰려 출하량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SK하이닉스 이천 M16./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 M16./사진=SK하이닉스

하반기 불확실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의 인공지능(AI) 설비투자 방향성 및 가이던스(목표치) 유지 여부, 엔비디아 블랙웰 울트라(GB300) 신제품 본격 출하 시기, 대외 불확실성 등 변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불확실성 조기 해소 여부가 향후 SK하이닉스 실적과 주가 상승의 기울기를 결정할 전망"이라고 했다.

BNK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31만원에서 25만원으로 낮췄다. 이 증권사 이민희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과 상호관세는 결국 최종 수요를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한다. 클라우드서비스 업체의 AI 투자도 둔화하는 추세여서 내년 HBM 수요도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관세 불확실성은 변수지만, 과한 우려는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이유에서다. 김광진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올해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1.3배 수준까지 하락하며 관세 우려를 상당 부분 반영했다"며 "주요 고객의 메모리 수요 변화가 확인되지 않고, 재고 비축을 위한 '풀인' 수요까지 발생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급격한 업황 둔화를 우려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를 적극적으로 매매하기보다 지켜보는 전략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송 연구원은 "경기 침체가 발생하고, 향후 HBM 수급이 크게 둔화하면 SK하이닉스의 PBR 저점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며 "SK하이닉스와 비슷한 흐름을 보여온 미국 ISM 제조업 지수가 최근 하락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라고 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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