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택연은 8월 첫 등판이었던 2일 잠실 SSG전에서 1.1이닝 무실점으로 18세이브째를 따냈다.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은 김택연이 9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최정에게 홈런성 파울타구를 맞은 뒤 같은 구종으로 승부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김택연이 2일 세이브를 따낸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우완투수 김택연(20)은 지난 시즌 신인왕이다. 60경기에 등판해 3승2패19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ERA) 2.08을 기록하며 신인왕 자격을 갖춘 다른 선수들을 압도했다. 팀의 마무리투수로 자리 잡은 지난해 6월 이후 보여준 지배력이 대단했다.
올 시즌에도 변함없이 제 몫을 해내고 있다. 여전히 시속 150㎞대 강속구를 앞세워 팀의 뒷문을 지키고 있다. 데뷔 첫 20세이브도 눈앞에 뒀다.
그러나 아픔도 여러 차례 겪었다. 6차례 블론세이브를 기록했고, 4월 20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부터 5월 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4경기에서 잇따라 실점하기도 했다. 7월 11경기에서도 4세이브(1승1패)를 따냈지만, ERA 4.50(10이닝 5자책점), 11탈삼진, 7사사구로 다소 흔들렸다.
다행히 8월의 출발은 좋았다. 2일 잠실 SSG 랜더스와 홈경기에서 1.1이닝을 안타, 볼넷 없이 2탈삼진 무실점으로 봉쇄했다. 팀의 5-4 승리를 지키고 18세이브를 따냈다.
이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블론세이브의 목전에서 기사회생했기 때문이다.
9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 볼카운트 3B-2S서 최정을 상대로 던진 6구째 시속 151㎞를 통타당했다. 좌측 파울폴을 살짝 벗어난 홈런성 파울이 나왔다. 7구째는 시속 153㎞ 직구였다. 비슷한 코스로 홈런성 파울이 나왔다. 8구째는 슬라이더를 던져 유격수 땅볼로 경기를 마무리했지만, 긴장감은 실로 엄청났다. 3일 잠실 SSG전에 앞서 만난 조성환 두산 감독도 “등골이 오싹하긴 했다”고 털어놓았다.
다행히 시즌 초 계속된 실점에 잠시 자신감이 떨어졌던 모습과는 분명 달랐다. 조 감독대행 역시 김택연의 배짱에 높은 점수를 줬다. “큰 타구를 허용한 뒤 또 직구를 선택한 모습을 보면서 김택연이 강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직구를 믿고 던지려는 모습이 정말 좋았다. 무엇보다 직구로 헛스윙을 이끌어내는 장면을 보면서 김택연이 더 자신감을 갖게 될 것 같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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