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유형별로 순위를 매기면 흥미로운 결과가 나온다. 올 시즌 29홈런을 쳐낸 르윈 디아즈(삼성)는 2점홈런(12개), 3점홈런(6개)을 가장 많이 쳐내 영양가도 만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KIA 위즈덤은 솔로홈런, 삼성 이재현은 만루홈런을 가장 많이 쳐낸 타자다. 스포츠동아 DB
홈런은 ‘야구의 꽃’으로 불린다. 최소 1득점, 최대 4득점을 보장하기에 결정적 순간 타자가 담장 밖으로 타구를 넘기면 경기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달라진다.
솔로홈런이든, 만루홈런이든 똑같은 ‘1홈런’으로 집계된다. 그러나 파급효과는 엄연히 다르다. 주자가 있을 때 장타력이 뛰어난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면, 상대 배터리의 긴장감도 더욱 고조된다. 2점차 이상의 리드도 단숨에 역전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주자가 있을 때 많은 홈런을 쳐내는 타자는 그만큼 가치를 인정받을 수밖에 없다.
●‘솔로홈런 1위’ 위즈덤·‘만루홈런 1위’ 이재현
그렇다면 올 시즌 KBO리그의 홈런 유형별 1위는 누구일까. 먼저 솔로홈런을 가장 많이 쳐낸 타자는 패트릭 위즈덤(KIA 타이거즈)이다. 20홈런 가운데 주자가 없을 때 13개의 아치를 그렸다. 65%가 솔로포다. 타점을 다소 손해본 측면이 있지만, 2점홈런 6개, 만루홈런 1개를 쳐낸 만큼 장타력을 입증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2점홈런은 홈런 1위로 르윈 디아즈(삼성 라이온즈)가 압도적으로 많이 쳐냈다. 총 12차례 2점홈런을 터트렸다. 솔로홈런 11개, 3점홈런 6개를 쳐내 홈런으로 올린 타점만 53타점이다. 디아즈는 오스틴 딘(LG 트윈스)과 더불어 3점홈런 역시 리그에서 가장 많이 쳐냈다. 전반기에 20홈런을 쳐낸 오스틴은 솔로홈런 8개, 2점홈런 6개를 터트렸다. 만루 상황을 제외하면 주자 상황을 가리지 않고 아치를 그리며 팀의 중심타자임을 입증했다.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솔로홈런을 쳐낸 KIA 패트릭 위즈덤. 뉴시스
만루 상황은 상대 배터리가 밀어내기 볼넷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정면승부를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힘 하나만으로 만루홈런을 쳐내기가 어려운 이유다. 지난 10년간(2015~2024년) 단일시즌 기준 최다 만루홈런은 2015년 롯데 자이언츠 강민호(현 삼성)가 쳐낸 4개였다. 올 시즌 ‘만루홈런의 사나이’는 누구일까. 이재현(삼성)이다. 총 2개의 만루홈런을 쳐냈다. 이밖에 박병호(삼성), 오명진(두산) 등 16명의 타자가 만루홈런 하나씩을 쳐냈다.
●‘비거리 킹’ 케이브, 중앙담장 홈런만 5개
홈런의 방향도 흥미로운 요소다. 홈플레이트에서 가장 먼 지역은 가운데 담장이다. 올 시즌 가운데 담장을 가장 많이 넘긴 타자는 제이크 케이브(두산 베어스)다. 5차례나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쳐냈다. 케이브의 평균 홈런 비거리는 무려 128.8m에 달한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가장 길다.
15개 이상의 홈런을 쳐낸 선수 중에선 박동원(LG)의 평균 비거리가 123.3m로 가장 길었다. 실제로 그의 홈런 타구는 관중석을 뚫고 지나갈 기세로 시원하게 뻗어나가는 게 특징이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그의 타구를 바라보면 팬들도 짜릿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두산 케이브는 홈런 평균 비거리가 무려 128.8m에 달한다. 가운데 담장을 넘긴 홈런이 5개로 리그 타자 중 가장 많았다. 스포츠동아 DB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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