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정경호 감독이 25일 광주와 원정경기 도중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강원FC 정경호 감독이 기대 이상의 성과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정 감독은 25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1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광주FC를 1-0으로 꺾은 뒤 기자회견에서 “오늘 경기는 ‘승점 1이라도 얻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임했다. 선수들도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뛰니 더 끈끈하게 포기하지 않았고, 행운까지 이어져 귀중한 승점 3을 얻었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실리적인 운영을 선택했다. 공격에 방점을 찍는 광주를 막기 위해 라인을 하프라인 아래로 내려서 수비에 집중했다. 그 결과, 광주는 파상공세에도 불구하고 강원의 수비진을 뚫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행운도 따랐다. 후반 추가시간 광주 문전에서 수비수 조성권이 핸드볼 반칙을 범했고, 강원에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미드필더 김동현이 키커로 나서 골망을 흔들며 강원은 승점 3을 얻었다.
경기 후 정 감독은 “선수들이 많이 지쳐있어서 경기 전부터 걱정이 앞섰다. 그래서 승점 1이라도 얻고 가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랬더니 선수들이 실점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고, 결과적으로 경기력도 후반전 막판으로 갈수록 올라갔다. 그리고 승리의 여신도 우리 쪽으로 기울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해 강원 수석코치를 지내며 팀의 준우승을 이끈 정 감독은 이제 자신만의 굳은 철학이 생겼다. 여름 휴식기 이전까지 최대한 승점을 벌어놓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K리그에 오래 몸담아보니, 지금 5월에 흐름을 놓치면 안되더라. 만약 여기서 삐끗하면 여름 휴식기인 8월 이후 힘들어진다”며 “오늘 승리가 분위기를 살리는 데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은 조용히, 조금씩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시즌 초반 정 감독 체제에서 부진했으나, 어느새 중위권에 안착했다. 이날 승리로 6승3무6패, 승점 21의 7위로 올라서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4위 김천 상무와는 승점 3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정 감독은 “우리의 방식대로 경기를 해나가겠다. 안되는 것을 고치려 하는 것보다는 잘 하는 수비를 지향하며 결과를 챙길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광주|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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