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전쟁]
1, 2위 해운사 中선박 비중 20%대
韓조선업계로 발주 몰릴 가능성
현대글로비스 등 해운주 강세
미국의 이번 조치는 중국산 선박 비중이 높은 유럽 해운사들에 어느 정도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노르웨이 컨테이너 운임 분석업체 제네타(Xeneta)에 따르면 세계 최대 해운사인 스위스 MSC의 선대(보유 선박) 중 24%가 중국산이며, 2위 덴마크 머스크도 20%의 중국산 선박을 운영하고 있다. 프랑스 CMA CGM(41%)과 중국 국영 COSCO(64%)는 중국산 의존도가 더 높아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MSC와 머스크가 이 수수료로 각각 연간 20억 달러(약 2조8450억 원)와 12억 달러의 추가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한국 해운사들 중 현재 미국 항로를 운항하는 한국 국적의 원양 컨테이너 선사는 HMM과 SM상선 두 곳뿐인데, 이들의 중국산 선박 비중은 매우 낮다. HMM은 총 82척의 선박 중 중국산은 5척에 불과하며 주력 노선인 미주 항로에는 중국산 선박을 투입하지 않고 있다. SM상선도 전체 14척 중 단 1척(용선·선박 임대)만 중국에서 제작됐다. 18일 현대글로비스가 5.44% 오르는 등 국내 해운사들의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국내 조선업계는 미국의 이번 조치를 세계 선박 발주 시장에서 도약할 기회로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낮은 가격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을 장악해 온 중국 조선소 대신 기술력을 갖춘 한국 조선소로 발주가 몰릴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세계 신규 선박 발주에서 중국은 약 71%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고, 한국은 17%로 2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번 미국의 입항 수수료 부과 조치가 액화천연가스(LNG)선과 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품질·고효율 선박 건조에 강점을 가진 한국 조선업계에 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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