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금리 15% 육박… 급전 찾는 서민들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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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내렸지만 계속 오름세
2022년 레고랜드 사태후 최고치
저신용자 등 취약차주 이자 고통
업계 “당국 규제 따라 금리 높인 것”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불리는 카드론 금리가 오름세를 지속하더니 평균 15%에 육박해 2022년 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번 연속 기준금리가 인하됐지만 카드론 금리는 아랑곳없이 계속 올라 저신용자 등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 카드론 문턱이 더 높아질 경우 저신용자가 제도권 밖 대출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도 새어 나온다.

2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지난달 카드론 금리 평균은 연 14.83%였다. 2월 말(14.64%) 대비 약 0.19%포인트 오른 것이다. 지난해 3월(14.46%)과 비교하면 0.37%포인트나 뛴 수치다.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불안해지면서 금리가 치솟았던 2022년 12월(14.84%) 수준에 버금간다. 카드론 조달 금리인 여전채 금리가 채권시장 안정과 기준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올해 들어 2%대로 내려왔음에도 카드론 금리는 오히려 오른 것이다. 2022년 11월 레고랜드 사태 때 여전채 금리는 6%를 넘었다.

특히 저신용자의 카드론 평균 금리가 올랐다. 지난해 3월과 올해 3월 900점(신용정보회사의 신용점수) 초과 고신용자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1.89%로 동일했다. 하지만 700점 이하 저신용자의 평균 금리는 같은 기간 17.34%에서 17.66%로 0.32%포인트 올랐다. 카드론 이용자의 절반 이상은 금융사 3곳 이상에서 중복으로 대출 받은 다중 채무자들이다.

카드사 금리가 상승한 가운데 연체율은 꿈틀거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 대금, 할부금, 리볼빙, 카드론, 신용대출 등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을 뜻하는 카드사의 연체율은 1.65%로 전년 말(1.63%) 대비 0.02%포인트 상승했다. 2014년(1.69%)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신용점수가 하락한 취약차주들까지 카드론 등 단기 고금리 대출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취약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한계에 이르면서 연체율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당분간 카드론 금리는 ‘고공비행’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방침으로 공급 규모를 조절하기 위해 금리를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3월 말 카드론 잔액은 42조372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보였던 2월 말(42조9888억 원) 대비 6000억 원가량 줄어든 바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규제에 따라 카드론 잔액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금리를 높이는 수밖에 없다”며 “기준금리 인하와는 별개로 당분간은 금리를 크게 인하하지 못하고 취급액도 늘리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앞서 가계대출 증가세를 잠재우기 위해 카드사에도 올해 카드론 증가율을 3∼5% 내외에서 관리하도록 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조달 금리가 낮아졌지만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카드론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대손비용이 증가해 금리가 천천히 내려가는 면도 있다”며 “저신용자 유입이 많은 것도 평균 금리가 높아진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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