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자재 전문 기업 KCC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공정 시간을 최장 75% 줄이는 등 효율화에 나섰다. 기존에는 일일이 발색을 확인해야 했던 조색 과정을 AI 기반의 무도장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해 코드를 모르는 색상까지 정확하게 구현했다.
14일 KCC에 따르면 자동차용 도료를 조색하는 전북 전주공장에서 AI 시스템 도입 후 도료 조색 공정 시간이 75% 줄어들었다. 기존에 평균 2시간 걸리던 작업 시간이 30분 이하로 단축됐다. 건축용 도료 조색도 공정 시간이 최장 6시간에서 2시간으로 줄었다.
공정 시간이 크게 개선될 수 있던 것은 ‘KCC 스마트 2.0’ 기술을 도입하면서다. 2023년부터 개발한 이 기술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색을 정확하게 페인트 제품으로 구현해내기 위해 AI를 접목했다. 코드를 알지 못하는 색상도 그 자리에서 바로 색을 측정(측색)해 조색할 수 있는 획기적 기술이다. AI 측색기로 측정한 색의 값을 KCC 스마트 2.0에 입력하면 AI 배합 시스템을 활용해 페인트를 제조해주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조색→도장→건조→확인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하며 미세하게 색을 조정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버려진 페인트도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
KCC 관계자는 “공장에서 산업용 도료 조색 공정 시간을 최장 75%가량 단축했을 뿐만 아니라 대리점에서 소비자가 대기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것이 최대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전에는 ‘색상 코드 미상’인 색을 페인트로 만들려면 평균 2~3일이 걸렸지만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5분 만에 작업할 수 있다.
KCC는 이 기술을 베트남 대리점(사진)에도 적용하고 있다. 호찌민, 하노이 등 대리점 두 곳에 우선 활용했고 연내 5곳, 내년까지 10곳에 도입할 계획이다. 베트남은 생동감 있는 색상을 선호하는 시장인 데다 트렌드에 민감해 빠르게 조색할 필요성이 크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