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협상 낙관론에 가파르게 반등했던 뉴욕 증시는 28일(미 동부시간) 숨 고르기를 했습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S&P500 지수가 단기 급반등하면서 월가에서 제시하는 박스권 상단(5500~5800)에 도달했습니다. 이를 깨고 올라가려면 트럼프 관세 정책에 대해 안도(최악은 지났다)보다는 믿음(관세 되돌린다)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 공급 충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이르면 몇 주, 늦어도 여름이면 미국 유통매장의 매대가 비게 될 것이란 관측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1. 공급 충격 다가온다
주말 사이에 미국 언론들은 관세 충격으로 인해 5월부터 공급 충격이 생길 수 있다는 기사를 잔뜩 써 보냈습니다. 최대 245%에 달하는 관세로 인해서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출이 중단됐고, 미국 기업들이 쌓아놓은 재고를 고려해도 5월에는 팬데믹 때와 비슷한 공급 중단이 가시화될 것이란 얘기죠.
블룸버그는 현재 중국 항구에서 미국으로 향하고 있는 화물선은 약 40척으로 4월 초 대비 40% 감소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들 선박은 32만 개 컨테이너를 싣고 있는데요. 이는 145% 관세 발표 때보다 3분의 1이 줄어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블룸버그는 "중국에 대한 관세가 미국 경제에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질 수 있는 공급 충격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5월 중순까지 수천 개 기업이 재고를 보충하지 못하면 이는 빈 진열대와 가격 상승, 그리고 운송업부터 소매업까지 다양한 산업의 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어쨌든 수입되는 상품은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테무(Temu)와 쉬인(Shein)은 소형 화물에 대한 관세 부과를 앞두고 가격을 크게 올렸습니다. 뷰티 및 건강 부문 상위 100개 제품의 평균 가격은 지난주 금요일부터 그 전보다 51% 상승했으며, 일부 품목의 가격은 두 배 이상 올랐습니다. 가정용품 및 주방용품과 장난감의 경우 평균 가격이 30% 이상 상승했습니다.
트럼프 1기 정부에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을 지낸 골드만삭스 출신의 게리 콘은 CBS '페이스더내이션'(Face the Nation)에 출연해 4월 2일 상호관세 발표 영향이 5월 말이 되면 느껴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중국에서 상품을 보내서 미국 매장에 진열되기까지 통상 8주가 걸리는 만큼 앞으로 2~4주 뒤면 소비자들이 느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최대 수입항인 LA 항만 당국은 5월 5일부터 도착하는 화물량이 30%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CNBC, 포천 등도 비슷한 얘기를 크게 다루었습니다. 컨설팅사 타이달웨이브솔루션즈의 캐머론 존슨 시니어 파트너(중국 상하이)는 CNBC 인터뷰에서 "직원 절반에게 몇 주 동안 자택 근무를 지시하고 대부분의 생산을 중단한 공장들을 여러 곳 알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공급 문제가 커진다면 미국 경제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아폴로매니지먼트의 토스텐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컨테이너 운송량의 일일 데이터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그 결과 몇 주 안에 미국 매장의 선반은 텅 비어 있을 것이다. 미국 소비자와 중국 제품을 중간재로 사용하는 기업은 팬데믹과 유사한 부족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중국이 주요 공급원인 제품 범주가 상당히 많으므로 머지않아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5월부터 트럭 운송, 물류, 소매업 분야에서 상당한 규모의 해고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장난감 가게, 철물점, 남성복 판매장과 같은 소규모 사업체에서 큰 폭 해고가 나타날 것이다. 트럭 운송 관련 직종에 900만 명, 소매업에 1600만 명이 종사하는 상황에서 경제 하방 위험은 상당하다"라고 분석했습니다.
2. 무역 협상 줄줄이 합의 발표?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한 태도에서 물러선다면 상황은 최악으로 전개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난주 S&P500 지수가 한 주 동안 4.6% 상승해서 4월 2일 상호관세가 발표한 뒤 처음으로 5500을 넘어선 것도 그런 기대 덕분입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오늘 아침 CNBC 인터뷰에서 "첫 번째 무역 합의가 이번 주나 다음주
에 이뤄질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한국, 일본 등과의 협상이 잘 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인도가 우리가 체결하는 첫 번째 거래 중 하나일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주말 사이 ABC 인터뷰에서 중요한 무역 상대국이 18개국이 있다면서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17개국에 대해선 "90일 동안 그들과 협상할 프로세스가 마련돼 있다. 그중 일부, 특히 아시아 국가와는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무역 협정은 수개월이 걸릴 수 있지만, 원칙적 합의를 하고 무역 파트너들이 협정 범위 내에서 행동하고 관세를 다시 인상하지 않는다면 (신속한 협상 타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폭스비즈니스뉴스는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주 무역 협정을 발표하고 싶어 한다. 적어도 협상 아웃라인(윤곽)에 대한 합의가 나올 수 있다. 여전히 협상을 지연시킬 수 있는 많은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계획이다. 협상 대상에는 인도, 일본, 그리고 한국과 호주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홍콩 명보는 지난 26일 자로 월마트, 타겟, 홈디포 등 미국 주요 유통업체들이 지난주 관세 전쟁으로 일시 중단되었던 상품 운송을 재개하도록 중국 공급업체에 통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21일 백악관 회동 직후입니다. 기사를 보면 모든 관세는 미국 유통사들이 지급하는 조건이고, 중국 수출업체들은 일부 주문만 재개되고 다른 주문은 취소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월가 일부에서는 "유통업체들이 몇 주 내에 중국과의 관세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강보합 수준으로 출발했습니다.
3. 관세 협상…기대는 크지만, 믿음은 아직
하지만 무역 합의가 계속 나올 것이란 뉴스에도 불구하고 투자자 신뢰 수준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일본과는 환율, 알래스카에서의 석유 수입 등을 놓고 갈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6월 3일 한국 대선을 치르기 전까지 미국과 무역 협정에 합의할 가능성은 작으며, 7월 초 이전에 합의에 도달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오늘 또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는 주장을 부인했습니다. 중국 경제 관료들은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도 불구하고 올해 GDP 성장률 5%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다짐하며,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 수입 없이도 중국을 운영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베선트 장관도 트럼프가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통화했다는 트럼프의 주장에 대해 "통화했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습니다. 베선트 장관은 주말 사이 인터뷰에서 "중국 측 재무 관료들을 만났지만, 관세 이슈는 얘기하지 않았다고"라고 했었는데요. 그는 오늘 CNBC 인터뷰에서는 "중국이 우리에게 파는 게 우리가 (중국에) 판매하는 것보다 5배나 많다. 125% 관세는 지속 불가능하므로 긴장 완화는 중국에 달려 있다. 아마도 중국은 언젠가 내게 전화할 것(Maybe they'll call me one day)"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의 일부 미국산 제품(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 면제는 무역 긴장 완화를 원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즉 일관되게 중국과의 협상이 시작되지 않았고, 중국이 먼저 연락해와야 한다는 걸 말한 것이죠.
베선트 장관은 공급 충격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는 훌륭한 유통업체들이 있다. 그들이 미리 주문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대체재를 찾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즉 정부 차원에서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내일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CNBC 인터뷰를 갖습니다. 오후 2시인데요. 르네상스매크로에 따르면 3월 초부터 따졌을 때 베선트 장관의 언론 인터뷰가 경제 뉴스를 지배했던 날에는 S&P500 지수는 총 1%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러트닉 장관이나 피터 나바로 무역 고문의 인터뷰가 화제가 된 경우 총 13.5% 떨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와 관련 그다지 물러서지 않고 있다는 신호도 감지됩니다. 그는 잡지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관세 정책을 바꿀 만한 "레드 라인은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월가에서 금융 혼란(시장 폭락, 경기 침체 위협, 달러 약세)으로 인해 관세 정책이 후퇴할 것이라고 밝히는 데 대해 "항상 약간 영향을 받지만,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느낄 만큼의 '특정 수치'나 '적정 수준'은 없다(there's no red line, no certain number)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소셜메시지를 통해 "관세가 인하되면 많은 사람의 소득세가 상당히 줄어들거나 아예 없어질 수도 있다. 또 새로운 공장들이 건설되거나 계획되면서 이미 엄청난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다. 미국에 큰돈이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소득세수는 2024년 2조700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이를 없애려면 관세율을 거의 80% 이상으로 높아야 합니다.
바클레이즈의 조너선 밀러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미·중 무역 갈등이 다소 완화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양측 모두 이달 초 시행된 지속 불가능한 관세율을 점진적으로 완화하고 있으며, 미국은 긴장 완화에 대한 의지를 보인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대부분 말뿐이며 무역 협상에서 미국의 경기 침체를 피할 만큼 구체적인 모멘텀이 나타날지는 여전히 회의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레이 달리오 브릿지워터 설립자는 "일부 사람들은 더 많은 협상과 합리적인 고민을 통해 관세로 인한 차질이 진정될 것이라고 믿지만, 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많은 사람으로부터 이미 너무 늦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4. 장중 급락세…경제 데이터 향방은?
장 중 나스닥 지수는 -1.46%, S&P500 지수는 -1.02%까지 낙폭을 확대하기도 했습니다.
하락은 오전 10시 30분 댈러스 연방은행에서 발표한 4월 텍사스 제조업지수가 급락한 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수는 -35.8로 전달(-16.3) 대비 19.5포인트나 떨어져 팬데믹 시기인 2020년 5월(-47.3) 이후 5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습니다. 세부적으로 신규주문은 -20.0으로 전달(-0.1) 대비 19.9포인트 급락했고요. 사업전망은 -28.3으로 지난 2020년 5월(-33.7) 이후 가장 낮았습니다. 반면, 물가 압력을 보여주는 지불가격은 48.4로 전달 대비 11포인트 올랐고요. 수취가격은 8.6포인트 오른 14.9로 집계됐습니다.
이에 뉴욕 채권 시장에서 국채 수익률은 하락세를 지속했습니다. 10년물 수익률은 오후 5시께 6bp 내린 4.206%를 기록했습니다. 2년물은 7.3bp나 내린 3.689%에 거래됐습니다.
이처럼 지역 연방은행에서 나오는 업종 지수는 엉망입니다. 이번 주 나오는 공급관리협회(ISM)의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악화할 것이란 관측이 강합니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여전히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고 확신하진 않습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의 향후 12개월 경기 침체 확률은 45%입니다.
왜냐하면, PMI는 소프트 데이터입니다. 역시 팬데믹 이후 추락한 소비자 신뢰 등 설문 조사에 따른 심리 지표를 뜻합니다. 하지만 고용, 소비, 생산 등 실물 경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하드 데이터는 아직 버티고 있습니다. JP모건은 “하드 데이터 흐름은 올해 지금까지 회복세를 보인 반면, 소프트 데이터 흐름은 약세를 보여왔다. 많은 사람이 낙관적으로 보는 것은 정책이 (감세, 규제 완화 등) 건설적으로 전환되면 소프트 데이터 흐름이 반등할 것이며, 그동안 하드 데이터는 관세 부과를 앞두고 구매, 소비 등 경제활동이 앞당겨진 덕분에 어느 정도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관세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 향후 생산 요소가 계속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고, 이로 인해 심각한 데이터 약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JP모건은 또 미국 경제의 70%를 지탱하는 소비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측합니다. 5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① 가계는 2019년 이후 순자산이 46조 달러가 증가했다(최근 주가 하락에 따른 -6조 달러 영향 포함)
② 소비자 당좌예금 잔액은 작년 4분기 기준 5.4조 달러로 팬데믹 이전 1.7조 달러보다 훨씬 많다.
③ 임금은 2019년 대비 누적 기준으로 +27% 성장했다. 이는 연평균 +4.5%에 달하는데, 팬데믹 이전의 +3.3%보다 높은 수치다.
④ 실업률은 3월 4.2%로, 팬데믹 이전 평균 3.7%보다 조금만 높다.
⑤ 올해 휘발유 가격은 전년 대비 6% 하락해 평균 갤런당 3.13달러에 그친다.
5. 상단 5500~5800 박스권
상황은 유동적입니다. 그래도 월가 상당수는 긍정적 무역 협상 결과가 나오면서 시장이 강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전술적으로 약세 입장을 취했던 JP모건 트레이딩데스크는 '전술적으로 강세'(Tactically Bullish)로 바꿨습니다.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① 양해각서 등 무역 합의 가능성은 위험 대비 보상을 긍정적으로 바꾼다. 무역 긴장 완화(De-escalation Trade)로 인한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
② 투자자 주식 포지션이 가볍고, 유동성은 적으며, 투자자 참여가 부진한 상태다. 이런 조합은 부정적 뉴스(예: 관세 뉴스나 국채 금리 급등)가 없으면 시장이 점진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③ 빅테크 실적 호조가 시장에 순풍 역할을 할 수 있다.
JP모건 트레이딩데스크는 "이번 강세 전망은 과거와 달리 기술적(technical) 요인에 기반하고 있으며, 펀더멘털(fundamental) 요인에 의한 것은 아니다. 비록 이번 랠리가 수주간 지속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시장에 완전히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즉 "중국발 출하량 감소를 다루는 기사가 계속 늘고 있으며, 여름 중 언젠가 상품 부족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소비자들이 매대가 텅 빈 것을 보기 시작하고 상품 가격이 크게 오르면, 이는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는 소비 둔화를 촉발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JP모건 트레이딩 데스크는 "그럼에도 무역 전쟁이 실물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기까지는 아직 1~2개월이 남아 있다고 본다. 이런 지연된 영향 덕분에, 당분간 거시경제 데이터는 여전히 탄탄한 경제를 보여줄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펀드스트랫의 톰 리 설립자도 "바닥을 쳤을 확률이 90%다. 강세장 증거가 확대되고 있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리 설립자는 "4월 8일에 60 이상으로 정점을 찍은 후 VIX는 약 25(금요일 종가 기준)로 후퇴했고 9일에 이어 22일에는 뉴욕 증시(NYSE)에 상장된 주식의 90% 이상이 상승한 또 다른 날을 목격했다. 1979년 이후 상장 주식의 90% 이상이 오른 날이 9거래일 중 두 차례 있었던 적이 세 번(2009년 3월 10일, 2011년 8월 9일, 2020년 4월 6일) 있었는데 세 차례 모두 S&P500 지수는 3개월, 6개월, 12개월 후 100% 상승 확률을 보였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와 펀드스트랫의 마크 뉴튼 기술적 분석가도 "신중론" 쪽에 서 있습니다. 뉴튼 분석가는 "앞으로 약 일주일 동안 급등 가능성"을 예상하지만,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경고했습니다. "단번에 직선적으로 상승할 것 같지는 않다"라는 겁니다. 그는 "이번 주 지수는 5600선 근처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어느 정도 조정 국면에 접어들기 전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습니다.
르네상스매크로의 제프 드그라프 설립자는 "시장이 상호관세 매도세 절반을 되돌리면서 지수는 이제 저항선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극단적 감정이 지수를 최대 570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랠리에서 보이는 모멘텀 부족으로 상승세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매수 과열 상태에 있을 때는 쫓아다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S&P500 지수가 당분간 5000~5500 사이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합니다. 더 큰 폭의 상승을 위해서는 중국과의 관세 협상, 기업 실적 추정치의 뚜렷한 반등, 그리고 완화적 통화 정책의 가능성이 필요하다고 썼습니다.
이처럼 월가의 분석은 대다수 비슷합니다. 당분간 반등 분위기가 이어질 수는 있지만, 한계는 명확하다는 겁니다. 한계에 대한 생각은 모건스탠리(5500), 르네상스매크로(5700) 바이탈날리지(5600) 등 약간씩 다르기는 하지만요.
기술적으로도 비슷한 한계가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S&P500 지수는 여전히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에 있다. 그리고 5500~5571의 약세장 하락갭(4월 3일 발생)에 상당한 저항이 존재한다. 5500선을 지속해서 돌파하거나 갭을 메운다면, 6000선 및 사상 최고점을 재테스트할 가능성을 시사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6. 변화 촉매제는 이번주
이런 상황에서 이번 주 변화가 생길 수가 있습니다. 내일부터 중요한 경제 지표와 빅테크 실적 발표가 쏟아지는데요. 무역 혼란이 미국 경제와 기업 실적에 얼마나 큰 타격을 입혔을지 이번 주 데이터를 통해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버투스인베스트먼트의 조 테라노바 전략가는 "이번 주 고용보고서와 빅테크 4개 실적은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합니다. 그는 "시장이 여기까지 오게 된 경로를 보면, 트럼프 행정부의 일부 관세 정책 변화가 있었고, 지난주 화요일 이후 미 국채 수익률도 20bp 하락했다. 그래서 증시는 채권 시장이 하락 안정되는 한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문제는 이 랠리가 상당히 '취약(vulnerable)'하다는 것이다. 우리 분석에 따르면 매수세가 주로 단기 옵션(short-dated options)에서 나오고 있다. 만약 투자자 확신이 강했다면 장기 옵션(longer-dated options) 쪽에서도 강한 매수세가 나왔을 것이다. 이런 취약성 때문에 랠리가 이어지려면 촉매제(catalyst)가 필요하다. 이번 주 고용보고서와 메가캡 기업의 강력한 실적 발표가 그 역할을 해주길 기대해야 한다. 정리하면 현재 시장에 대해서는 강한 확신(conviction)이 없다. 하지만 지금은 모멘텀(momentum) 트레이딩을 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주 많은 데이터가 나오지만, 월가가 가장 주시하는 것은 2일(금) 공개되는 4월 고용보고서입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는 신규고용은 3월보다 약 10만 개 감소한 12만 5000개 증가하고요. 실업률은 4.2%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일부에선 관세 인상 효과로 인해 4월 신규고용이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봅니다.
이번 주 30일(수) 장 마감 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1일(목) 장 마감 뒤에는 애플과 아마존이 실적을 공개합니다. 지난주 구글은 빅테크 기업 실적에 대한 희망을 안겨줬습니다. 클라우드 매출은 28% 급증했고, 검색 광고 매출은 거의 10% 증가했고, 유튜브 광고 매출은 10% 이상 늘었습니다. 그렇지만 향후 테무, 쉬인 등 중국 온라인쇼핑 광고 감소로 인한 역풍을 경고했지요.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전반적으로 빅테크 실적은 매우 양호할 것으로 예상한다. 클라우드 지출이 탄탄하고, 디지털 광고와 AI 수요도 회복세를 보인다. 물론 관세 불확실성은 주의해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7. 롤러코스터급 변동성 지속
이런 복잡한 상황 속에 S&P500 지수는 아침에 5553까지 올랐다가 저항선에 부딪힌 뒤 5529까지 후퇴하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다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결국 S&P500 지수는 0.06% 오른 5528.75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장중 1% 이상의 상승 또는 하락을 완전히 상쇄한 다섯 번째 사례였습니다. 이미 2024년 한 해 동안 발생한 반전 횟수와 맞먹는데요. 여전히 변동성이 엄청나다는 뜻입니다. 다우는 0.28% 상승했지만, 나스닥은 0.1% 하락했고요.
엔비디아 주가는 2.52% 급락했는데요. WSJ은 화웨이가 엔비디아의 H100보다 더 강력한 새로운 AI 칩을 테스트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잉은 번스타인이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에서 '시장수익률 상회'로 상향 조정한 데 힘입어 주가가 2.44% 올랐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