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주가 상승률이 과거 IT버블 당시 수준을 넘어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실적과 개인 수급이 여전히 강한 만큼 상승 여력은 남아 있다는 주장도 동시에 제기됐다. 다만 상승장 중후반부엔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섣부른 매매보다 버블 붕괴 전조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2일 보고서를 통해 “한국 반도체의 주가 상승률은 5월 말부로 역사상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수준을 넘어섰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 1일 기준 500일 저점 대비 상승률은 798%로 IT버블 때의 717%를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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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KB증권) |
김 연구원은 현재 반도체 랠리가 단순 과열로 끝나기보다는 주도주의 생명력을 연장하는 국면에 가깝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버블은 주도주의 생명 연장을 가져오고 그것이 역사에 남는 아웃라이어가 된다”며 “이에 힘을 보탤 실적과 개인 수급 모두 여전히 강하기 때문에 상승 여력은 더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앞으로의 상승 과정은 이전보다 거칠어질 수 있다고 봤다. 상승 초기엔 주가가 빠르고 매끄럽게 오르며 보유자들에게 비교적 편안한 수익을 안겨줬지만, 중후반부에는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현재 국면을 판단하기 어려운 구간이 반복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주가는 올라도 고점까지 가는 길 내내 시장은 투자자들을 흔들어대며 그 길을 평탄하지 않게 만들 것”이라며 “이미 3월에 경험했고, 또 수차례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변동성이 커지는 장세에서 고점과 저점을 모두 맞히려는 잦은 매매는 오히려 ‘바이 앤드 홀드’보다 성과가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변동성이 클 때는 하루의 매매가 수주에서 수개월의 성과까지 영향을 준다”며 “상승장은 차트만 보면 모두가 돈을 벌었을 것 같은 착시를 주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짚었다.
오르는 날엔 수익을 빨리 확정하고 싶은 욕구가, 하락하는 날에는 최대한 저점에서 사고 싶은 욕구가 커지지만 이를 모두 통과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투자자는 소수에 그친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지금 투자자들이 집중해야 할 변수로 버블 붕괴의 전조를 꼽았다. 경기 둔화, 되돌리기 어려운 금리 상승, AI 기업의 자금 조달 실패 등이 현실화하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이 좋은 장에도 누군가는 손해를 보게 만드는 것이 시장의 본 모습”이라며 “우리가 해야 할 것은 결국 경기 둔화, 금리의 되돌릴 수 없는 상승, AI 기업의 자금 조달 실패 같은 버블 붕괴 전조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전조가 현실화하기까지는 시간이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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