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잡화상'서 진화한 샤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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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의 기업가치가 1년 사이 4배 가까이 불어나며 세계 시가총액 순위 100위권에 진입했다. 이제 한국에서 샤오미보다 기업가치가 큰 기업은 삼성전자(세계 41위·시총 약 390조원)만 남았다. 샤오미는 기업 역사가 14년에 불과하다.

25일 컴퍼니스마켓캡에 따르면 전날 샤오미 시총은 1841억달러(약 270조원·76위)를 기록했다. 월트디즈니(79위) 골드만삭스(80위) 퀄컴(83위) 등 미국 주요 기업은 물론 CATL(98위)과 BYD(101위) 등 중국 대표 제조 기업보다 순위가 앞선다. 1년 전 같은 기간 샤오미 순위는 300위 밖이었다.

기업가치가 급증한 것은 정보기술(IT) 기업인 샤오미가 전기차 사업에도 진출하는 등 성장성을 증명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샤오미는 지난해 3월 첫 전기차 ‘SU7’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달엔 고성능 모델 ‘SU7 울트라’를 선보였다. 오는 6~7월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인 ‘YU7’ 출시도 앞두고 있다.

중국에선 고성능을 앞세운 샤오미의 전기차 SU7 가격이 3만달러 안팎으로 책정되자 출고까지 대기가 6개월 걸리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 18일 올해 전기차 판매 목표 대수를 기존 30만 대에서 35만 대로 늘리기도 했다.

샤오미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휴대용 배터리와 선풍기, 이어폰 등 전자제품을 싸게 파는 ‘IT잡화상’으로 치부됐다. 하지만 지금은 가격뿐 아니라 품질도 인정받으면서 스마트폰, 전기차, 가전 등 모든 사업부가 초고속 성장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의 점유율(출하량 기준)은 13.8%로 애플(18.5%)과 삼성(18.2%)에 이어 세계 3위였다.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부문 점유율(15.2%)은 2위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샤오미는 경기 침체로 글로벌 IT 기업들이 어닝쇼크를 낸 가운데서도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1년 전보다 각각 48.8%, 69.4% 증가한 1090억위안, 83억2000만위안을 기록했다. 샤오미는 이달 스마트폰(15울트라), 전기차(SU7울트라), 가전(미지아에어) 등의 모든 사업부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내놨다. 프리미엄 IT·전기차 기업으로 도약할 채비를 마쳤다. 사업 확장을 위해 이날 홍콩증시에서 55억달러(약 8조800억원)를 조달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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