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 "테슬라 주주, 머스크의 1조 달러 보상안 반대해야"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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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 “머스크 보상안은 천문학적 규모”…테슬라에 제동
테슬라 시총 8.5조 달러 달성 시
머스크 지분, 혛ㄴ재 13.5%에서 최대 25%로 확대
테슬라 “성과 없으면 보상도 없다”…찬성표 호소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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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주식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의결권 자문회사’ ISS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과도한 보상안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ISS는 17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머스크를 장기적으로 (테슬라에) 머물도록 설계된 ‘메가 퍼포먼스 주식 보상안’은 매우 광범위한 성과 목표를 조건으로 하고 있지만, 그 보상 규모는 천문학적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머스크의 이번 보상안은 상장 기업 CEO에게 주어진 보상 중 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이번 보상안은 단순한 연봉이나 현금 지급이 아닌, 성과 달성 시에만 주어지는 조건부 주식 보상 형태다. 해당 안건이 통과될 경우, 머스크는 테슬라 지분을 추가로 최대 12%까지 확보할 수 있다.

보상안에 따르면 머스크는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8조5000억 달러에 도달할 경우 약 1조 달러 규모의 주식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성과 목표가 달성되면 머스크의 테슬라 지분은 현재 약 13.5%에서 최대 25% 수준으로 확대된다. 반대로 회사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머스크는 단 한 주의 보상도 받지 못한다.

테슬라 측은 이번 보상 구조가 “주주와 CEO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합리적인 제도”라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성명에서 “머스크는 주주가 큰 이익을 얻지 않으면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는 구조”라며 “모든 의안에서 이사회 권고에 따라 찬성표를 던져달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지난 9월에도 10억 달러어치의 주식을 추가 매입했다. 이 때문에 머스크의 지분만으로도 보상안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는 오는 11월 5일 연례 주주총회 및 위임장 투표를 열고 해당 보상안을 포함한 여러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회사는 오는 22일 3분기 실적도 발표한다.

ISS는 보고서에서 “일부 주주들은 이번 보상안을 지지할 수도 있지만, 보상의 규모와 구조에 대한 미해결 우려가 크다”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ISS 권고에 즉각 반발했다. 머스크가 소유한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ISS는 투자와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테슬라는 ISS가 과거에도 머스크가 이미 성과를 달성한 2018년 CEO 보상 패키지, 그리고 이번 2025년 ‘CEO 퍼포먼스 어워드’ 모두에 대해 부정적 권고를 내렸다고 지적했다.

ISS는 과거에도 테슬라 주주들에게 머스크의 2018년 보상 패키지(당시 560억 달러 규모) ‘추인’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미국 델라웨어 형평법원은 지난해 초 이 보상안이 절차상 부당하게 승인됐다며 무효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테슬라 이사회가 주주에게 충분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으며, 머스크가 이사회를 사실상 지배했다고 판단했다. 머스크는 이에 불복해 델라웨어주 대법원에 항소했으며, 이번 주 판사단이 첫 구두 변론을 청취했다.

ISS는 전 세계 주요 기관투자자들에게 의결권 행사 지침을 제공하며, 주주총회 표결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머스크는 2023년 이들 기관을 겨냥해 “패시브 펀드들에 대한 영향력이 지나쳐 사실상 주식시장을 통제하고 있다”라고 비난했으며, 심지어 ISS를 테러 조직에 비유하기도 했다.

ISS는 이번 보고서에서 머스크가 지난해 3월 창립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 관련 안건에도 반대 의견을 냈다. 테슬라가 xAI에 수천만 달러 규모의 ‘메가팩’ 배터리 저장 시스템을 판매해 이해 상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다.

또한 테슬라 이사회 거버넌스위원회 의장 아이라 에런프라이스의 이사회 재선임 안건에도 반대표를 권고했다. 그는 올해 5월, 소수 주주가 이사회의 의무 위반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권한을 제한하는 정관 개정을 추진한 인물이다. 이 개정안은 3%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만 ‘파생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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