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wp에 AI 입힌다"…AX 강자 떠오른 한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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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입법부(국회)와 행정부(행정안전부)가 추진한 인공지능(AI) 프로젝트는 공공 부문 AX(인공지능 전환) 분야에서 최대어로 꼽혔다. 최종 승자는 삼성SDS·한글과컴퓨터 ‘콤비’로 낙점됐다. 한컴이 30년 이상 쌓아온 워드 프로세서와 문서 처리 분야 전문성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행안부·국회에 AI 솔루션 공급

4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한컴은 올해 들어 행정안전부와 국회의 AI 사업을 잇달아 수주했다. 지난달 사업자로 선정된 행안부의 ‘2025년 지능형 업무 관리 플랫폼’ 구축 사업은 생성형 AI, 웹 오피스, 협업·소통 도구, AI 행정 지원 서비스 등의 기술을 융합해 공무원의 업무 방식을 개선하고 행정 효율성을 높이는 게 목표다.

삼성SDS가 주도하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한컴은 AI 문서 작성 도구 ‘한컴어시스턴트’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방식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hwp에 AI 입힌다"…AX 강자 떠오른 한컴

한컴어시스턴트는 AI로 문서 초안을 생성한 뒤 보고서 형태로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기능을 갖췄다. 올해는 중앙행정기관 두 곳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하고 내년에는 전 부처, 2027년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로 확대한다.

지난 2월에도 삼성SDS와 함께 국회 빅데이터 플랫폼(AI 국회) 구축 1단계 사업을 수주했다. 국회와 외부 협약 기관의 데이터를 통합한 뒤 빅데이터 및 AI 기술로 분석·처리해 입법부의 정책 결정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한컴의 검색증강생성(RAG) 기반 AI 질의응답 솔루션인 ‘한컴피디아’와 한컴어시스턴트가 활용된다. 한컴 관계자는 “자연어로 쉽게 질문할 수 있는 데다 챗GPT 같은 범용 AI 모델과 달리 출처가 분명한 데이터만 제시하고, 문서 편집도 창을 바꾸지 않고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실적을 기반으로 한컴은 BGF리테일, 법제처, 경상남도, 한국전력, 한국수자원공사 등과 개념검증(PoC)을 하고 있다.

◇ “신사업은 최대한 빠르게 도전”

1990년 설립된 한컴의 대표 솔루션은 워드 프로세서인 한글이다. 1990년대 워드 프로세서 시장 점유율이 90%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글로벌 1위 서비스인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에 밀려 부침을 겪었다.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뀐 끝에 김상철 회장이 2010년 인수하면서 현재의 한컴그룹 체계를 갖췄다. 김 회장은 인수합병(M&A)을 통해 한컴을 클라우드, 사이버보안, 우주, 소방 장비 등 다양한 사업을 아우르는 기업 집단으로 키웠다.

"hwp에 AI 입힌다"…AX 강자 떠오른 한컴

AI 기업으로 변신한 것은 김 회장의 장녀 김연수 대표(사진)가 2021년 취임하면서부터다. 공공기관 중심으로 한컴오피스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솔루션 공급 범위를 넓혀야 회사가 성장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글에 적용된 기술을 모듈식으로 만들어 공급하기 시작했고 한컴어시스턴트, 한컴피디아를 개발해 AI 기업으로 전환 중이다. 김 대표는 지난달 주주서한에서 “AI 포트폴리오 확장과 글로벌 시장 진출이 올해 주요 경영 과제”라고 설명했다. 특히 일본 법인인 브레인재팬을 중심으로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한컴의 체질 전환에는 소규모로 빠르게 도전하는 기업 문화도 영향을 미쳤다. 회사 관계자는 “새로운 사업에 도전할 때 장기간 검토하기보다는 최소한의 인력으로 가능한 한 빠르게 사업을 시작해보는 게 한컴의 문화”라며 “아이템 선정부터 법인 설립까지 한 달을 넘기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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