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한 K리그1 무대에서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FC안양이다. 주장 이창용은 안양이 1부 리그 무대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말하며, 함께 달려보자는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시즌 그토록 염원했던 승격을 일군 안양. 1부 무대에서 ‘좀비축구’를 예고하며, ‘도전자의 정신으로’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구단 창단 후 첫 1부 무대에서 안양의 목표는 잔류를 넘어 파이널A였다.
시즌 초반부터 쉽지 않았다. 홈구장 공사로 초반 3경기 연속 원정에 나서야 했다. 울산HD, FC서울, 광주FC를 차례로 만났다. 개막전부터 ‘디펜딩 챔피언’ 울산을 꺾으며 이변을 보여줬다. 그러나 서울, 광주 원정에서 패했고, 새 단장을 마치고 4경기 만에 돌아온 홈에서는 김천상무에게 1-3으로 완패하며 3연패 수렁에 빠졌다.
안양은 다시 뭉쳤다. 이후 대구FC 원정에서 기대주 채현우의 득점으로 승리하며 연패를 끊어냈다. 안양은 조금씩 1부 무대에 적응해 갔다. 유병훈 감독은 기존 사용하던 4백과 더불어 3백 카드를 꺼내 들며 전술적인 역량을 보여주기 시작했고, 선수단 또한 점차 전술에 녹아들며 안양 만의 축구를 구사하기 시작했다.
현재 안양은 ‘남자 축구’를 보여주고 있다. 모 아니면 도다. 대구전을 시작으로 지난 6경기 동안 ‘승-패-승-패-승-패’를 기록 중이다.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지만, 매 경기 쉽게 밀리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순위 또한 8위(승점 12)다. 유독 이번 시즌 순위 간의 격차가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양 또한 다가오는 경기에 승리할 경우 상위권 턱밑까지 쫓아갈 수 있게 된다.
주장 이창용은 안양이 K리그1에서도 충분히 강점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울산HD와 홈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그는 “지난 전북전 이후 팀 경기력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우리가 지더라도 어떤 경기를 하는지가 중요해졌다. 선수들도 이런 부분을 많이 느끼고, 돌아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할 수 있다는 힘을 얻고 있다. 한 경기 한 경기 당연히 중요하다. 아쉬운 부분들이 있더라도 빠르게 넘어가고, 다음 경기에 몰입해야 한다. 오늘 우리가 울산에게 0-1로 패했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많았다고 생각한다. 다가오는 경기는 승리하기 위해 다시 내달려야 한다”라고 다짐했다.
주장에게도 오랜만에 돌아온 1부 무대는 결코 쉽지 않았다. 이창용은 지난 2013년 강원FC에서 프로 데뷔 후 울산, 안산-아산무궁화(군복무), 성남FC에서 활약했다. 군복무 시절을 제외하면 다수의 시간을 1부에서 보냈지만, 2022년 안양 이적 후 4년 만에 1부에 돌아왔다.
이창용은 떠안고 있었던 부담감에 대해 말했다. 그는 “1부가 원래 그랬는지, 지더라도 인터뷰하더라”라고 웃으며 “사실 부담이 컸다. 주장이기에 더 그랬던 것 같다. 3연패 당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이 컸다. 하지만, 내가 걱정해 봤자 바꿀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부담을 점점 내려놓게 됐고, 편안해졌다. 경기에서 집중력도 높아진 것 같다. 지금은 편하게 선수들과 무대를 즐기고 있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감독님께서 선수들을 잘 리드해 주고 계신다. 선수들도 잘 따라와주고 있다. 베테랑들과 어린 선수들도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라며 “4승 6패다. 우리가 40% 정도 적응한 것 같다. 무승부가 없다 보니 ‘남자의 팀’이라고 해주신다. 우리가 노렸던 것은 아니지만, 이길 수 있는 힘을 더 키워야 한다. 선수들과 재밌게 즐기자는 말을 많이 한다. 우리 선수들은 잘하고 있고,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능력 있는 선수들이다. 함께 나아가면 큰 걱정 없다”라고 강조했다.
승과 패를 번갈아 기록 중인 안양이다. 26일 제주SK와 홈에서 격돌한다. 울산전 0-1 패배 후 이창용은 “이번에 졌으니, 다음엔 이길 차례”라고 했다. ‘남자의 팀’ 기조가 이어진다면 이기는 순번이다. 안양이 홈에서 다시 한번 승전고를 울릴 수 있을까.
[안양=김영훈 MK스포츠 기자]